스마트팜 에이치앤에이 가보니
7월 폭염에도 온실 내부 26도 유지
잎채소 9종 연중 같은 가격에 공급
이마트 “날씨 관계없이 안정적 확보”
16일 충북 음성군에 있는 ‘에이치앤에이’ 스마트팜에서 한상태 대표가 냉난방 시스템 설계를 소개하고 있다. 음성=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올해 7월 폭염(최고기온 33도 이상인 날) 일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농산물 피해도 급증했다. 이런 상황에서 폭염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애그테크(agriculture+tech)’가 주목받고 있다. ‘첨단 농업’으로도 불리는 애그테크는 인공지능(AI) 등을 접목한 새로운 농업 기술을 말한다.
16일 충북 음성군 에이치앤에이 스마트팜에서 만난 한상태 대표이사는 “물 265t을 순환시키면서 폭염에 취약한 잎채소들의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바깥 기온은 29도를 넘어섰지만 유리 온실인 내부는 26도 정도로 유지됐다. 에이치앤에이는 올 2월부터 이마트 트레이더스에 유러피안 채소를 공급하고 있는 농업회사법인이다. 한 대표는 “16도 정도의 물을 식물의 뿌리 쪽에 계속 흘려보내고 있다”며 “아무리 날이 무더워도 채소들이 ‘뜨겁지 않다’고 느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이치앤에이의 유리 온실 안에서는 버터헤드, 프릴아이스 등 9종의 잎채소가 재배되고 있었다. 이마트가 올해부터 이곳과 계약을 맺은 것은 이 업체의 안정적인 생산 기술 때문이다.
에이치앤에이는 자체 개발한 쿨링 시스템을 통해 양질의 잎채소를 재배해 연중 공급하고 있다. 폭염이 아무리 자주 닥쳐도 이 채소들은 연중 동일가격(6980원)에 판매되고 있다.
에이치앤에이 스마트팜은 유리온실이다. 유리온실은 통상 내부에 열을 가두기 때문에 실외 온도보다 뜨거워지는 경우가 더 많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대표는 천장에 약 20%의 차단율을 보이는 차광페인트를 도포하고 햇빛 차단을 위한 스크린을 2중으로 설치했다.
이날 스마트팜에서 작업자가 모종을 거터에 옮겨 담고 있다. 음성=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거터(농작물이 자라는 밭 역할을 하는 거치대)에 약 16도의 물을 꾸준히 흘려보내고 있다. 뿌리 쪽 온도를 낮춰 식물이 무더운 날씨에 덜 취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공기 순환 방식도 활용한다. 한 대표는 “뜨거운 공기가 저절로 밀려 나가도록 설계했다”며 “실내 온도를 평균으로 유지하기 위한 여러 기술들이 접목되면서 폭염에도 견딜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설계 덕에 에이치앤에이의 연중 생산량은 기존 농업 대비 약 200%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재배된 상품은 2월 14일 트레이더스 마곡점 한 곳에서 시작돼 현재 23곳에서 판매되고 있다. 6월에는 1만6000여 개가 판매돼 1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이마트 관계자는 “더위에 약한 엽채류는 여름철에 공급량이 줄고 수요는 늘어 가격이 오른다”며 “최근 에이치앤에이, 엔씽 등 애그테크 기업과의 협업을 강화하며 일정한 품질의 제품을 균일가에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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