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한 ‘2025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행사장에 전시된 휴머노이드 로봇. 상하이=신화 뉴시스
중국이 26일 상하이에서 개막한 ‘2025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 미국의 기술 독점을 비판하며 ‘세계 AI 협력기구’ 설립을 제안했다.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이날 개막식 연설에서 “현재 AI 핵심 자원과 역량은 소수의 몇 개 국가와 소수의 몇 개 기업에 집중돼 있다”며 “각 국가, 기업, 집단은 인공지능(AI)을 평등하게 발전시키고 이용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AI 반도체를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AI 관련 기술 통제 움직임을 보이는 미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 대신 리 총리는 ‘세계 AI 협력기구’ 설립을 제안했다. 그는 “중국은 AI 플러스 전략을 통해 기술 수준과 시장 규모가 끊임없이 향상되고 있다”며 “우리는 발전 경험과 기술을 세계 각국, 특히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을 돕는 데 쓸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개막식에 이어 열린 고위급 포럼에는 ‘AI의 아버지’로 불리며 관련 연구로 지난해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명예교수와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했다. 힌턴 교수는 “인간이 AI에서 벗어나는 건 이제 선택지에 없다”며 “AI가 인류를 소멸시키지 않도록 AI를 적절히 훈련시킬 방법을 함께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7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에는 구글, 테슬라, 화웨이, 바이두 등 미국과 중국의 대표 테크기업들이 참여했다. 28일까지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테크기업들은 약 7만 ㎡의 전시장에서 3000여 종의 첨단 기술을 선보인다. 수십 종의 대형언어모델(LLM)과 AI 단말기, 휴머노이드로봇 60여 종이 전시됐다.
화웨이는 이날 대규모 AI 처리 장치인 ‘성텅 384 슈퍼팟(Atlas 900 A3 superPoD)’ 실물을 처음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 장치는 화웨이의 고사양 AI 칩인 ‘어센드 910 C’ 384개를 사용해 엔비디아의 기술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즈푸AI, 미니맥스, 문샷AI 등 최근 주목받는 중국 AI 스타트업들도 참여해 기술력을 선보였다. 다만, 올해 초 ‘저비용 고사양’ 모델로 세계적으로 파문을 일으킨 딥시크는 참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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