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부암 예방? 우선 술, 담배부터 끊어야!” [건강 기상청 : 증상으로 본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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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백승국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
“전체 암 중 약 2.2% 정도, 고령화사회 상승 추세”
“로봇·레이저 미세 절제술 치료…편도암 등 HPV 백신 접종”

백승국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 사진 박해윤 기자
백승국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 사진 박해윤 기자
음식을 씹고 삼키고, 숨과 음식이 지나가고, 대화나 노래를 할 수 있게 목소리를 만들어내는 우리 몸의 중요 부위가 있다. 바로 두경부(頭頸部)다. 입, 코, 부비동 등 뇌를 제외한 머리(頭) 부위와 인두, 후두 등 목 부위(頸)를 합해서 부르는 단어다. 이곳에 생기는 암을 두경부암이라 하는데, 삼킴, 호흡, 발성과 관련된 부위인 만큼 치료 성패에 따라 생사는 물론 삶의 질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

두경부암은 전체 암 중 발생 비율이 약 2.2% 정도로,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전체적인 암 유병률이 상승하는 추세다. 두경부암 중 가장 발생 빈도가 높은 암은 후두암인데, 최근 들어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와 관련된 편도암과 구강암(구인두암)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두경부암의 원인은 무엇이고 진단과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두경부암 치료의 명의(名醫)인 백승국 교수(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를 찾았다. 아래는 백 교수와의 일문일답.

후두암 주요 증상 ‘쉰 목소리’
두경부암은 어떤 질환인가?

“뇌와 갑상선을 제외한 머리와 목에 발생하는 모든 종류의 악성종양을 두경부암이라고 한다. 구강에 생기는 암을 구강암, 소리를 내는 기관인 후두에 생기는 암을 후두암, 음식과 공기가 지나가는 인두에 생기는 암을 인두암이라고 한다. 인두암은 발생 위치에 따라 비(鼻)인두암, 구(口)인두암, 하(下)인두암으로 나뉜다. 가장 대표적인 두경부암에는 후두암, 설암, 구강암, 편도암 등이 있다. 갑상선암은 포괄적 의미에선 두경부암에 포함된다.”

발생 빈도가 높은 두경부암은?

“전통적으로 흡연 및 음주가 원인인 후두암이 가장 흔하고 그다음이 설암, 구강암, 편도암, 침샘암, 인두암 순이다.(보건복지부 2017년) 하지만 최근에는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가 원인인 편도암(구인두암)과 구강암 등의 비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후두암은 어떤 질환인가?

“후두는 목 중간에 있는 구조물로 삼킴, 호흡, 발성에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한다. 후두 중앙의 성문부(성대)는 발성을 담당하며, 성대 상부에 있는 성문상부는 주로 음식을 삼킬 때 기도로 음식이 넘어가지 않게 막는 기능을 한다. 성대 하부의 성문하부는 성문부 최하단에서 기도로 넘어가는 부위이다. 각각의 위치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통틀어 후두암이라 한다.”

후두암의 주요 증상과 원인은?

“주요 증상은 쉰 목소리이며, 주원인은 담배와 술이다. 성대에 발생하는 성문암이 제일 흔하고, 주요 원인은 담배다. 성문상부암은 술과 관련이 많은데, 발생 초기에도 림프절을 통해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 성문하부암은 비교적 드문데, 수술하면 후두를 보존할 수 없어 방사선치료를 해야 한다.”

후두암의 진단과 치료는 어떻게 하나?

“조직검사를 통해 진단을 내리고 후두미세수술로 치료한다. 초기 후두암은 방사선치료 또는 수술 단독 치료를 하며, 진행성 후두암의 경우는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제 치료를 복합적으로 한다.”

후두암의 예방 생활 수칙은?

“무엇보다 금연, 금주가 제일 중요하다.”

편도암, 구강암의 주요 원인 HPV
편도암은 어떤 암인가?

“목구멍(구인두)에 있는 편도에 발생한 암이다. HPV에 의해 가장 많이 발생한다. 림프절 전이가 진행된 초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비교적 예후가 좋은 편이다.”

편도암의 증상은?

“주로 목구멍의 통증이나 이물감, 음식을 삼킬 때 통증 등이 대표적이지만 일반적으로 목 부위에 이전에 없던 멍울이 만져져 병원을 찾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종양이 더 자랄 때는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목소리가 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모든 증상 각각이 반드시 암을 의미하지는 않기에 전문의 상담과 진단이 반드시 필요하다.”

편도암의 발생 원인 및 편도염과의 관계는?

“HPV, 술, 담배 등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편도염과는 관계없다.”

HPV는 어떤 바이러스인가?

“인간을 감염시켜 유두종(papilloma)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로, 유두종(乳頭腫)은 유두 모양의 종양을 가리킨다. 현재 200여 개의 바이러스 종류가 발견됐으며, 이 중 최소 12개가 자궁경부암과 편도암, 구강암 등 각종 암 발생의 고위험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편도암의 진단과 치료는 어떻게 하나?
“조직검사가 진단의 기본이며, 치료는 병기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에는 수술적 절제술을 최우선으로 하고, 암이 진행되면 수술과 방사선치료 및 항암제 치료를 복합적으로 한다. 최근에는 경구강 로봇수술을 적극 활용해 합병증이나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있다.”

편도암의 예방법은?

“금연, 금주가 가장 중요하다. HPV가 주요 원인이므로 HPV 예방접종을 통해 추가적 감염을 막을 수 있다.”

구강암은 어떤 질환인가?

“구강 내 구조물인 혀, 입천장, 볼 점막, 구강저(입의 바닥), 잇몸, 입술 등에 발생한 암이다.”

구강암의 증상과 원인은?

“주로 잘 안 맞거나 관리가 안 된 틀니 또는 치아 보철물로 인한 만성적 자극에 의해 암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음주와 흡연, HPV도 주요 원인이다. 구강 내에 궤양과 혹이 사라지지 않고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게 주요 증상이다.”

구내염과는 어떻게 구분하나?

“구내염의 경우 발생해서 1~2주일 정도 후면 사라지고 다른 부위에도 발생하지만, 암은 한곳에 생겨 없어지지 않는다.”

구강암의 치료법은?

“조직검사를 통해 암이 진단되면 기본적으로는 수술(절제술)로 치료한다. 진행성인 경우는 수술 전에 항암제를 쓰기도 하며, 수술 후 방사선치료 및 항암치료를 병행한다.”

구강암의 주요 예방법은?

“청결한 구강위생이 필수적이다. 또 정기적 치과 진료를 통해 치아를 잘 관리해야 한다. 무엇보다 맞지 않는 틀니를 끼지 않도록 하고, 곰팡이 감염이 생기지 않도록 틀니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주요 암에 비해 생존율 양호
편도암, 후두암, 구강암은 전이가 잘되는 편인가?

“후두암은 성문상부암을 제외하고 전이가 잘 안 되는 편이지만, 편도암이나 구강암은 림프절을 통한 전이가 많다.”

편도암, 후두암, 구강암의 5년 생존율은?

“편도암, 후두암의 경우는 5년 생존율이 비교적 좋은 편이다. 하지만 구강암의 경우는 초기 암이 아닌 진행성일 경우 예후가 좋지 않다. 다만 위암, 폐암, 간암 같은 다른 주요 암에 비해서는 양호한 편인데, 진행된 상태로 발견되더라도 60~70% 정도의 5년 생존율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두경부암 절제술의 경향은?

“로봇수술 기기를 이용한 절제술이 가장 많이 이용된다. 로봇수술이 레이저수술보다 수술 부위의 접근과 지혈이 더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술 후 목소리 변화가 우려되는 후두암의 경우는 미세 절제가 중요하므로 레이저 절제술을 더 많이 활용한다. 예후는 발생 부위에 따라 60~ 90%의 차이가 있지만 절제 방식에 따른 차이는 거의 없다. 절제술의 완성도가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수술 후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도 매우 중요하다. 수술 전 항암치료도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종양 크기를 줄여 더 확실한 절제술을 하기 위해서다.”

흡연이 두경부암에 나쁜 이유는?

“흡연으로 인해 구강, 인두, 후두에 만성 염증이 생기면서 암 발생과 관련된 여러 물질이 분비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술은 어떤가?

“음주도 암 발생을 증가시키는 원인 중의 하나로, 성문상부암(후두암)과 하인두암의 발생과 큰 연관성이 있다.”

두경부암 치료에 어려움이 있다면?

“발성, 호흡, 삼킴 등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부위에 발생하는 두경부암은 수술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재활에도 많은 노력이 필요한 어려운 치료 분야다. 그럼에도 두경부암 수술에 대한 건강보험 의료수가가 상대적으로 평가 절하돼 젊은 의사의 지원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실제 2030년까지 대한두경부외과학회 소속 전문의 25%가 은퇴 예정이며, 2025년 신입 전문의 10명 중 4명이 진로를 바꿨다. 현재 1989년생 이하 두경부외과 전문의는 전국에 겨우 8명뿐이다. 행위의 중요성에 맞는 합당한 의료수가가 책정됐으면 한다.”

#2025 TREND WATCH#두경부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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