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퇴진 거부에…日자민당, 압박 차원 의원총회 열기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9일 1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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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23일 도쿄 총리실에서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 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에 따라 이시바 총리가 총리직 사퇴 의향을 굳혔다고 보도했지만 그는 언론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총리직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AP/뉴시스]
일본 집권 자민당이 29일 임원 회의를 통해 조만간 참의원(상원)과 중의원(하원) 양원 의원들이 모이는 ‘총회’를 열어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의 진퇴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하루 전 양원 의원들이 모인 4시간 반의 ‘마라톤’ 의원 간담회에서 참석자 대다수가 ‘총리 사임’을 촉구했지만 이시바 총리가 거부하자 이번에는 의결권이 있는 총회를 열어 압박 강도를 높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 이시바 총리는 자민당 총재 자격으로 총리를 역임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9월 말 임기 3년의 총재에 선출됐다. 약 2년 2개월의 임기가 남아있으나 20일 참의원 선거 패배 후 당 안팎의 거센 퇴진 요구에 직면한 상태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자민당은 이날 임원 회의를 열고 양원 총회를 열기로 했다. 전날 간담회에서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총회 개최 요구가 이어지자 ‘의원 3분의 1 이상 서명 제출’과 같은 절차를 생략하고 바로 개최를 결정한 것이다. 당 규정에 따르면 총회는 개최 결정 후 1주일 안에 열어야 한다.

의견 교환만 하는 간담회와 달리 총회에는 의결권이 있다. 이에 따라 총회에서 ‘당 총재 선출을 위한 조기 선거 실시’에 관한 의결이 이뤄진다면 이시바 총리에게 적지 않은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오가와 준야(小川淳也) 간사장은 “총리는 국정 공백을 만들지 않겠다는 이유로 퇴진하지 않고 있지만 (지지율이 낮은 총리로 인해) 여러 정책의 추진에 지장이 생겨 오히려 정치 공백이 생기고 있다”고 퇴진을 촉구했다. ‘포스트 이시바’로도 꼽히는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郎) 국민민주당 대표 역시 이시바 총리가 집권 후 중의원, 도쿄도의회, 참의원 선거에서 3연패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당연히 퇴진감”이라고 동조했다.

반면 이시바 총리는 이날도 “(사임을 요구하는 의원들에게) 정중하고 진지하게 설명을 할 것”이라며 퇴진 요구를 거부했다. 또 총재 선거 조기 실시에 관한 최종 결정은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 패배 후에도 주요 당직자를 교체하지 않아 이시바 총리에게 유리한 결정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본#자민당#이시바 시게루#총리 퇴진#총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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