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핵시설 완전히 파괴…평화 선택 안하면 더 강력한 공격”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22일 11시 06분


코멘트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 시설 3곳을 성공적으로 공격했다며 “우리의 목표는 이란의 핵 농축 능력을 파괴하고, 세계 최악의 테러 지원국이 제기하는 핵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백악관에서 22일 오전 11시(한국시간) 백악관에서 대국민연설을 통해 “조금 전, 미군은 이란 정권의 핵심 세 곳의 핵 시설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에 대해 대규모 정밀 타격을 단행했다. 이 시설들의 이름은 수년간 우리가 익히 들어온 것들”이라며 “이란은 이들 시설을 통해 끔찍하게 파괴적인 핵 프로그램을 추진해왔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우리의 목표는 이란의 핵 농축 능력을 파괴하고, 세계 최악의 테러 지원국이 제기하는 핵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었다. 이번 공습은 군사적으로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으며, 이란의 핵 농축 핵심 시설은 완전히, 철저하게 파괴되었다”면서 “중동의 깡패인 이란은 이제 평화를 선택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앞으로의 공격은 훨씬 더 강력하고 훨씬 더 신속하게 단행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40년간, 이란은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라고 외쳐왔다. 그들은 우리의 국민을 죽였고, 도로변 폭탄으로 팔과 다리를 날려버렸다. 그게 그들의 특기였다. 우리는 1000명 이상의 국민을 잃었고, 중동과 전 세계에서 수십만 명이 그들의 증오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특히 그들의 장군, 가셈 솔레이마니에 의해 많은 이들이 희생됐다”며 “저는 오래전에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결심했다. 이제 그것은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비비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감사와 축하를 전하고 싶다”며 “우리는 아마 역사상 어떤 팀보다도 긴밀하게 협력했고,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끔찍한 요소를 제거하는 데 큰 진전을 이뤘다. 이스라엘 군에도 감사드린다. 훌륭한 임무 수행이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이 상황은 더 이상 계속될 수 없다. 평화가 올 것이다. 아니면 이란에게는 지난 8일 동안 우리가 목격한 그 어떤 비극보다 훨씬 더 큰 비극이 닥칠 것이다. 기억하라. 표적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위협했다.

이어 “오늘 밤의 목표는 단연코 가장 어려웠고, 아마도 가장 치명적인 목표였다. 그러나 평화가 곧바로 찾아오지 않는다면, 우리는 나머지 표적들도 정밀하고 신속하게, 그리고 탁월한 기술로 제거할 것이다. 대부분의 표적은 몇 분 안에 제거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오늘 밤 우리가 해낸 일을 해낼 수 있는 군대는 세계 어느 곳에도 없다. 그에 근접한 수준조차 없다. 인류 역사상 오늘 밤 이뤄진 것과 같은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군대는 존재하지 않았다”며 “내일 아침 8시(현지시간) 국방장관 피트 헥세스와 케인 장군이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는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는 이란의 세 핵시설인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에 대한 매우 성공적인 공격을 완료했다. 모든 항공기는 현재 이란 영공을 벗어난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탑재 가능한 모든 폭탄을 주요 표적인 포르도에 투하했다. 모든 항공기는 안전하게 귀환 중”이라며 “우리 위대한 미군 전사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미군 외에는 이 일을 해낼 수 있는 군대는 전 세계에 없다. 이제는 평화의 시간이다.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게시물에서는 “포르도는 끝장났다(FORDOW IS GONE)”며 대국민 연설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또 “이는 미국, 이스라엘, 그리고 세계를 위한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이란은 이제 이 전쟁을 끝내는 데 동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포르도에 다수의 GBU-57 벙커버스터가 투하됐으며, 초기 피해 평가 결과 해당 시설은 ‘무력화됐다’는 판단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포르도는 이란 핵 프로그램에서 가장 깊은 곳에 매설된 핵심 농축시설로, 이란이 농축 우라늄을 고농도 수준까지 생산할 수 있는 주요 지점으로 알려져 있다.

NYT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미 당국자는 “B-2 폭격기 6대가 지하 깊숙이 위치한 포르도 핵 시설에 3만 파운드(약 13.6톤)급 벙커버스터 폭탄 12발을 투하했고, 해군 잠수함이 나탄즈와 이스파한 핵 시설에 TLAM 순항 미사일 30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또 B-2 폭격기 1대가 나탄즈에 벙커버스터 폭탄 2발을 투하했다고도 덧붙였다.

B-2는 3만 파운드 규모의 ‘벙커버스터’ 폭탄(GBU-57)을 투하할 수 있는 유일한 항공기로, 지하에 매설된 핵 시설을 타격하는 데 특화돼 있다. 해당 관계자는 “이번 작전이 포르도에 대한 전면적 타격이었으며, 단순한 경고 수준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이번 공격은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미국이 이란 내 주요 시설들을 공격하기 위해 공군을 파견한 첫 번째 사례다. NYT는 이번 미국의 공습이 전쟁행위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공습에 중동지역 내 미군 기지를 중심으로 이란이 보복을 예고하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텔레그램 공식 계정은 한국시간으로 22일 지난 18일 방송된 그의 발언 일부를 다시 공유했다. 해당 영상에서 하메네이는 “미국이 입을 피해는 이란이 입을 피해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이란 국영 TV의 한 앵커는 “트럼프 씨, 당신이 시작했으니 우리가 끝낼 것”이라며 중동 전역의 미군 기지를 강조한 지도 그래픽을 방송에 노출시켰다. 지도에는 “이란의 사정거리 안에(In Range of Iran)”는 문구가 삽입됐다.

이 앵커는 “모든 미국 시민과 군인은 이제부터 합법적인 표적”이라며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행위에 대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지금까지 이란은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 자산에 대한 공격은 자제해왔으나, 미국의 이번 공격으로 보복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부에선 이란이 미국의 공격을 계기로 핵 개발을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은 지난 13일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과 군 수뇌부를 기습 공격하며 본격화됐다. 이란은 미사일로 대응하면서도 협상 의사를 내비쳐왔지만, 미국의 이번 공격으로 상황은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