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물자 봉쇄로 인위적 대량 기아”
생후 6주 아기도 굶주림으로 숨져
앰네스티 등 109곳, 물자반입 촉구
앰네스티 등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 반대” 22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현지 활동가들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기아 위기 및 주민 강제 이주 등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에 따르면 21∼23일 사흘간 가자지구에서 기아로 최소 43명이 숨졌고, 이 중 상당수는 어린이와 신생아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경없는의사회(MSF), 옥스팜 인터내셔널, 국제앰네스티 등 109개 단체는 가자지구의 기아 위기 극복을 위해 물자 반입을 허용할 것을 이스라엘에 촉구했다. 텔아비브=AP 뉴시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기아 위기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23일 가자 보건당국은 21∼23일 사흘간 가자지구에서 기아로 최소 4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 중 상당수는 어린이와 신생아 등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2일 가자지구 내 가자시티의 한 병원에서 생후 6주가 지난 남자 아기 유세프가 역시 굶주림으로 숨졌다. 제대로 먹지 못해 갈비뼈가 튀어나올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후 아사로 수십 명이 숨진 사태는 처음이라고 팔레스타인 측은 주장한다. 가자 주민 파이자 압둘 라흐만 씨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예전에도 배고팠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 지금이 최악”이라며 고통을 호소했다.
가자지구에서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는 단체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현재 가자지구의 식량은 거의 바닥난 상태다. 상점의 선반은 텅 비었고, 밀가루 가격은 연초 대비 30배 이상 치솟았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국제 구호품을 탈취한다는 이유로 올 3월부터 가자지구를 봉쇄했다. 5월부터 미국과 함께 만든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의 배급소 4곳을 통해 제한적인 배급만 허용해 식량 부족이 심화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가자지구의 식량 위기를 “구호물자 봉쇄로 인한 인위적인 대량 기아”라고 지적했다. 국경없는의사회(MSF), 옥스팜 인터내셔널, 국제앰네스티 등 109개 단체도 가자지구의 위기 완화를 위해 물자 반입을 허용하라고 이스라엘에 촉구했다. 이 단체들은 “가자 외곽의 창고만 가도 깨끗한 물, 의약품, 주거 용품, 연료 수 t(톤)이 배포되지 못한 채 쌓여 있다. 이스라엘의 배급 제한과 지연, 봉쇄로 인한 단절이 기아와 죽음을 초래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 와중에도 이스라엘의 공습은 계속되고 있다. 가자 당국에 따르면 23일에만 이스라엘의 공습과 총격으로 100명 이상이 숨졌다. 특히 프리랜서 기자 왈라 알자아바리 씨의 일가족 5명이 모조리 사망했다. 사망자 중 아이들 또한 최근 극심한 기아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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