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가자지구에 ‘기근’ 공식 선포…“이스라엘이 구호품 도달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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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 첫 선언…“50만명 이상이 재앙 수준 기아 처해”

유엔은 22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 공식적으로 ‘기근’(famine)을 선포했다. 이는 중동 지역에서 처음으로 선언된 기근으로, 유엔 전문가들은 50만 명의 주민이 ‘재앙적 수준의 기아’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유엔 산하 기근 감시 시스템인 통합식량안보단계분류(IPC)는 이날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서 “2025년 8월 15일 현재, 가자지구의 약 20%를 차지하는 가자시티에서 기근(IPC 5단계)이 타당한 증거를 바탕으로 확인되었다”고 보고했다.

보고서는 “22개월 동안 끊임없이 이어진 분쟁으로 가자지구의 50만 명이 넘는 주민들이 기아, 빈곤, 그리고 죽음으로 특징지어지는 재앙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50만명이라는 수치를 7월 1일부터 8월 15일까지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도출했다. 이 기근 인구는 9월 말까지 약 64만 1000명, 즉 전체 인구의 거의 3분의 1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현재는 가지 시티를 중심으로 나타난 기근이 9월 말까지 데이르 엘발라와 칸유니스 지역으로 확대되어 팔레스타인 영토의 약 3분의 2가 기근 지역으로 포함될 것으로 보았다.

유엔 인도주의 업무 조정국(OCHA) 사무차장 겸 긴급구호 조정관 톰 플레처는 이번 기근이 “전적으로 예방 가능했다”고 지적하며, “식량이 팔레스타인 영토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은 이스라엘의 조직적인 차단 때문”이라고 직격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외무부는 즉각 반박 성명을 내고 “가자지구에 기근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유엔 보고서가 “하마스의 거짓말이 이해관계가 있는 단체들을 통해 세탁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엔 산하 여러 기관은 수개월 전부터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상황 악화를 경고해 왔다. 이스라엘은 올해 3월 초부터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물자 반입을 전면 금지했으며, 5월 말부터 극히 제한된 양만 허용해 식량, 의약품, 연료 부족이 심화했다.

IPC가 정의하는 기근은 △전체 가구의 최소 20%가 극심한 식량 부족 상태일 것 △5세 미만 아동의 최소 30%가 급성 영양실조 상태일 것 △인구 1만 명당 하루 2명 이상이 굶주림 또는 영양실조·질병으로 사망할 것,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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