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계좌’ 나온다…美정부, 신생아에 1000달러 종잣돈 지급 계획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10일 13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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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신생아에게 1000달러를 지급하는 이른바 ‘트럼프 계좌’ 정책을 실시하겠다고 9일(현지 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행사를 열고 ‘트럼프 계좌’ 구상을 공개했다. 정부가 태어난 아기에게 1000달러를 지급하고, 보호자가 소유·관리하도록 한 계좌다. 계좌에 들어간 돈은 미국 주가지수를 추종하며, 연간 최대 5000달러까지 추가 납부가 가능하게 했다.

‘트럼프 계좌’는 부유층이 어린 자녀를 위해 신탁 계좌를 운영하는 것에서 착안했다. 저소득층 가정의 아이들도 만 18세가 됐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종잣돈을 만들어주자는 게 골자다. 세금 이연 계좌로, 당사자가 18세가 되면 돈을 찾아 주택, 교육 또는 사업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 인출 시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부모의 경제력과 무관하게 2025년 1월 1일생부터 4년 동안 태어난 모든 신생아를 대상으로 한다. 다만 부모 중 최소 1명이 사회보장번호와 취업 허가를 제시하도록 해서 일부 이민자 계층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권자 자녀는 혜택에서 제외되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다음 세대를 부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경제적으로 행운이 따라준다면 인생에서 정말 큰 도약이 될 수 있다”고 의의를 밝혔다. 이 계좌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의 일환이다. 이날 백악관 행사에는 델, 우버, 골드만삭스 등 기업 최고 경영진이 참석했다. 마이클 델 델 최고경영자(CEO)는 “델 직원들이 낳은 모든 자녀를 위해 정부가 이 계좌에 투자하는 초기 자금을 1대 1로 매칭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메디케이드와 식량, 주택 지원금을 대폭 삭감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나온 복지 제도라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25년 전 이 같은 신생아 대상 복지 계좌 아이디어를 처음 제시했던 경제학자 대릭 해밀턴은 AP에 “이 제안은 빈부격차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소득층과 부유층에 차별을 두지 않았고, 정부가 기금을 관리하게 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 18년 동안 묶어 둬야 하는 계좌는 물가 상승으로 현재 고통받고 있는 저소득층 아동들에게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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