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 펠로시 “내년 불출마”에 트럼프 “사악한 여자…기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7일 1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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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 의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앞)이  국정연설을 마무리할 때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오른쪽)이 대통령의 연설문을 찢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미국 워싱턴 의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앞)이 국정연설을 마무리할 때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오른쪽)이 대통령의 연설문을 찢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트럼프 저격수’로 불리는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내년 11월 하원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 따라 펠로시 전 의장은 2027년 1월 임기를 마치고 30여년의 정치인생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펠로시 전 의장은 미국 역사상 첫 여성 하원의장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해 온 인물이다. ‘앙숙’으로 불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의 불출마 선언에 “기쁘다”고 했다.

이날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펠로시 전 의장은 자신의 선거구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유권자들에게 보낸 영상 연설을 통해 “샌프란시스코 주민 여러분께 가장 먼저 알려드리고 싶다“며 ”저는 (내년) 의회 재선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역사를 만들었고 발전을 이뤘다”며 “우리는 항상 앞장섰고 이제 우리는 민주주의의 완전한 참여자로 남아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미국의 이상을 위해 싸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주부로 지내던 펠로시 전 의장은 1987년 47세에 하원의원 선거를 통해 늦깎이로 의회에 입성했다. 펠로시 전 의장에게는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그는 주요 정당 역사상 여성 최초로 하원 원내대표에 당선돼 2003년부터 민주당을 이끌었다. 또 2007∼2011년, 2019년∼2023년 1월 초까지 두 차례 하원의장을 지냈다. 미국 역사상 첫 여성 하원의장 기록이자 현재까지도 유일하다. 미국 건강보험법인 ‘오바마케어’ 통과를 주도했고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도 2차례나 하원에서 통과시켰다.

펠로시 전 의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앙숙’ 사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문을 찢었던 일화가 유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탄핵소추안이 상원에서 최종 부결됐으나 이를 통과시킨 하원에 격분해 2020년 의회 연설 당시 소추안을 주도한 펠로시 전 의장과의 악수를 거부했다. 그러자 펠로시 전 의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바로 뒤에서 연설문을 찢는 것으로 맞대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 전 의장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마다 그를 ‘미친 낸시’라 불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로부터 펠로시 전 의장의 불출마 선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는 그가 형편없는 일을 했고 나라에 막대한 피해와 명성의 손실을 안겨준 ‘사악한 여자’(evil woman)라고 생각한다”며 “기쁘다”고 말했다. 펠로시 전 의장은 최근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구상에서 최악의 존재(worst thing on the face of the Earth)”라고 지칭했었다.

#낸시 펠로시#도널드 트럼프#미국 하원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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