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압송, 1989년 ‘노리에가 체포’ 판박이…당시 40년형 선고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5일 14시 00분


파나마 독재자 면책특권 인정 안해
마두로 내일 맨해튼 법원 첫 출석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에게 이끌려 ‘퍼프 워크’(perp walk·수사기관이 피의자를 언론 카메라에 의도적으로 노출시키는 행위)를 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백악관 긴급대응 엑스 계정 게시물 캡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에게 이끌려 ‘퍼프 워크’(perp walk·수사기관이 피의자를 언론 카메라에 의도적으로 노출시키는 행위)를 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백악관 긴급대응 엑스 계정 게시물 캡쳐
3일 미국으로 송환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국 동부 시간 5일 12시(한국 시간 6일 오전 2시) 미국 뉴욕 맨해튼 남부연방법원에 첫 출석한다.

4일 남부연방법원은 “5일 낮 12시에 미국 정부 대 마두로 모로스(마두로 대통령) 사건에 대한 심리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담당 판사인 앨빈 헬러스타인 판사의 법정에서 개최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법원 측은 재판에 대한 세계적 관심과 방청 수요를 고려해 법정 밖에 실시간 중계실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전날 16시간 만에 베네수엘라에서 미국으로 호송된 마두로 대통령 부부는 현재 뉴욕 브루클린의 메트로폴리탄 구치소 독방에 수감돼 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5일 마약 밀매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아내 실리아 플로레스 여사와 함께 법원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세기의 사건을 맡은 92세의 헬러스타인 판사는 남부연방법원에서 30년 가까이 재직한 미국 법조계의 유명 베테랑 판사로, 2020년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첫 기소 때부터 이번 사건을 담당해왔다. 미국 법무부는 3일 2020년 기소장을 업데이트한 수정본을 공개했는데, 마두로 대통령 외에도 부인과 아들이 추가 기소대상에 포함됐다.

2020년 기소장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국회의원과 외무장관으로 재직할 때부터 ‘태양의 카르텔’이라는 마약 밀매 조직을 통해 부를 축적하고 권력을 강화했으며 미국에 대량의 코카인을 유입시켰다. 기소장은 “마두로 일당은 미국에 대한 무기로 코카인을 사용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고 강조했다. 마두로 대통령에게 제기된 혐의는 마약 테러, 코카인 수입 공모, 기관총 소지 등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기관총 소지 혐의는 마약 밀매 혐의와 결합될 경우 장기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마두로 대통령이 재판에서 국가 지도자 면책 특권 등을 주장할 수 있지만 법적으로 별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36년 전, 이번 사건과 거의 동일한 ‘노리에가 사건’에서 이미 이 같은 주장이 법원에 의해 기각됐기 때문이다.

노리에가 사건은 1989년 조지 부시 대통령이 파나마의 실질적 군사 독재자였던 마누엘 노리에가를 마약 밀매 혐의로 미군을 파병해 잡아왔던 사건이다. 이번 사건처럼 노리에가 역시 이미 미국에 의해 기소된 상태였고, 이번과 유사하게 의회 승인 없이 체포돼 미국으로 호송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 사건의 유사점은 놀라울 정도”라며 “당시 노리에가의 변호인단은 여러 차례 법적 이의를 제기했지만 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그가 국가 지도자 면책특권과 체포의 불법성을 주장한 데 대해 당시 법원은 “범죄 행위에 가담한 지도자는 보호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WSJ는 “이 같은 대법원 판례에 따라 마두로 대통령은 어떤 항변도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AP통신도 “무엇보다 미국은 마두로를 (부정선거로 당선됐다는 이유로) 베네수엘라의 합법적 국가 지도자로 인정하기 않기 때문에 국가 지도자 면책 특권 자체가 성립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마두로 부부는 수년 간 미국의 제제를 받아왔기 때문에 미국 재무부의 허가 없이는 금융거래를 할 수 없고 이 때문에 변호사 선임 자체도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노리에가는 결국 마약 밀매, 갈취, 자금 세탁 등 8개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아 40년 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17년을 미국에서 복역하고 프랑스로 송환됐으며 파나마 등지에서 수감생활을 하다 2017년 사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마두로 부부 역시 법정 출석 후 보석 없이 구금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미국에서 수십 년 동안 수감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니콜라스 마두로#베네수엘라 대통령#미국 송환#법정 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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