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印, 러 석유 대량 구매… 관세 올릴것”… 인도 “美도 러 우라늄 수입, 이중잣대” 반발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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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협상 ‘결정의 시간’ 앞두고
러-中 압박 카드로 인도부터 겨냥

8일 대(對)러시아 2차 관세 부과 시한에 이어 12일 대중국 관세 유예 시한이 끝나는 등 미중관계를 뒤흔들 수 있는 일정들이 일주일 안으로 다가왔다. 특히 중국이 러시아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란 점에서 대러 2차 관세의 칼끝은 사실상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미국은 러시아산 원유를 두 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인도에 대한 고관세 압박에 우선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에 대한 압박 메시지도 보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대량 구매를 비판하며 인도산 제품에 고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트루스소셜에 “인도는 막대한 양의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할 뿐만 아니라, 구매한 석유의 많은 부분을 공개시장에서 판매해 큰 이익을 얻고 있다”고 썼다. 이어 “그들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전쟁 기계’에 의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고 있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라며 “이 때문에 나는 인도에 대한 관세를 상당히(substantially)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0일 인도에 대해 발표한 25% 상호관세에 페널티 성격의 추가 관세까지 매기겠다고 예고한 것이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7일 상호관세 시행을 앞두고 막판 무역협상에서 인도로부터 최대한의 양보를 끌어내려는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산 원유 거래국에 100%의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시한(8일)을 앞두고, 중국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축인 인도부터 압박에 나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미국의 인도 압박은 러시아산 원유 최대 수입국인 중국에 보내는 경고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인도는 미국의 이중잣대를 지적하며 반발했다. 란디르 자이스왈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X를 통해 “미국은 계속 러시아로부터 원자력 산업을 위한 육불화우라늄과 전기차 산업을 위한 팔라듐, 비료, 화학물질을 수입한다”며 “인도를 비판하는 나라들도 러시아와의 무역에 탐닉하고 있다”고 했다.

미중의 무역전쟁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앞서 올 5월 양국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통해 90일 ‘관세 휴전’에 합의했는데, 이 시한이 12일 종료된다. 미중은 지난달 28, 29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또 한번 고위급 무역협상을 갖고 관세 유예 조치를 3개월 더 연장하기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와 관련한 공식 발표는 아직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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