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사임 의향을 굳혔다고 NHK가 7일 보도했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으로 한일관계 발전적 방향에 합의했던 이시바 총리가 사임하게 되면 한일 관계가 다시 시계제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NHK 보도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8일 자민당이 당 소속 의원 295명과 광역지자체 지부 대표 47명 등 총 342명을 대상으로 조기 총재 선거 실시 여부를 묻기 전 사임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 NHK는 이시바 총리가 7일 오후 6시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임 의사를 공식 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시바 총리는 7월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한 이후 당내 퇴진 압박 속에서도 정권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보여왔다. 하지만 342명의 과반에 가까운 160여 명이 조기 총재 선거에 찬성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퇴임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정권 유지 의욕을 보였던 이시바 총리는 중의원 해산 카드를 고려하기도 했다. 일본 헌법상 총리는 중의원을 해산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데 이 권한으로 당내 지지세력을 결집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해당 권한 사용에 대한 당내 반발이 커지면서 이 카드를 접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시바 총리가 물러나면 자민당은 곧바로 차기 총재 선거 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 유력 총리 후보로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담당상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거론된다.
유력 총리 후보 중 한 명인 다카이치 전 담당상은 일본 내에서 ‘여자 아베’로 분류되는 강경 우파다. 한국 입장에선 이시바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정상회담을 통해 정립한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가 다시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이즈미 준이치로의 아들인 고이즈미 농림상은 ‘친한파’로 알려졌으나 올해 광복절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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