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구금된 韓 근로자 300명, 전세기로 데려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7일 16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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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美와 구금된 국민들 석방 교섭 마무리”
“행정절차 마무리되는대로 전세기 출발”
“대미 출장자 비자 체계 개선할 것”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 서울공관에서 열린 제3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 서울공관에서 열린 제3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7일 미국 정부와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석방 교섭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7일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해 “(미국 측과) 구금된 국민들의 석방 교섭이 마무리됐다. 다만 행정절차가 남았고,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전세기가 국민 여러분을 모시러 출발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이 안전하게 돌아올 때까지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책임 있게 대응하겠다”며 “이에 더해 향후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및 관련 기업 등과 공조 하에 대미 프로젝트 출장자 체류지와 비자 체계를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구금된 국민의 신속한 석방과 해당 투자 프로젝트의 안정적 이행이라는 목표를 조화롭게 달성하도록 모든 대책을 실천력 있게 담보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역시 “이번 구금 상황에 대해 국민 여러분이 걱정하고 있다”며 “정부는 조속한 해결책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안이 해결된 이후에도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당정대(민주당·정부·대통령실)가 함께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미 정부의 단속으로 정부는 조만간 조현 외교부 장관을 미국으로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미국 국무장관과 국토안보부 관계자와의 대면 협의도 조율 중이다. 외교부는 조 장관이 이날 오후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와 면담하고 현재까지 외교부의 영사조력 제공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조기중 주미대사관 총영사를 중심으로 서배너에 현장대책반을 설치해 현장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주애틀랜타 총영사관 소속 영사는 6일(현지 시간) 오전9시부터 구금소에 체포돼있는 한국인 수감자들을 면담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4일(현지 시간) 조지아주 서배너에 있는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건설 현장에서 대규모 불법 체류자 단속 작전을 벌였다. 이로 인해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이 구금됐다.

이번 미국 수사 당국의 단속 대상은 애초 히스패닉계 근로자 4명에 불과했다는 점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압수수색 영장을 받기 위해 불법 체류 가능성이 확실한 이들 4명을 활용해 한국인 근로자를 대거 체포한 셈이다.

특히 해당 공장이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대표 사례라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정책이 대미 투자를 고려하는 글로벌 기업의 핵심적인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단속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단일 사업장에서 진행한 최대 규모 이민자 단속이다. CNN에 따르면 이번 단속은 군사 작전을 방불케할 정도로 투입 요원만 500여 명에 각종 군사 장비까지 동원됐다. 이번 수사에 참여한 조직도 ICE외에 연방수사국(FBI), 알코올·담배·총기·폭발물단속국(ATF), 마약단속국(DEA), 국세청(IRS) 등으로 다수의 연방 기관이 포함됐다.

체포된 한국인 대부분은 전자여행허가(ESTA)나 단기 상용(B1) 비자를 받고 미국에 입국한 것으로 전해진다.

ESTA는 미국에 일시적으로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증서다. 미국 정부는 한국 등 비자 면제 프로그램(VWP)에 가입된 40개국에 대해 최대 90일간 단기 관광 및 출장 시 비자 신청을 면제해 주는 대신 ESTA를 발급하고 있다. ESTA는 비자가 아니기 때문에 미국대사관 인터뷰를 거치지 않고, 인터넷으로 개인정보 등을 제출하면 발급받을 수 있다.

B1 비자는 미국 내 비즈니스 회의나 계약, 세미나 방문 시 최대 6개월간 체류를 허가하는 방문 비자다. 미 국무부는 홈페이지에 “B1 비자로 미국에서 노동 혹은 수익 활동을 해선 안 된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한국인 근로자들이 구금된 구금소는 조지아주 포크스턴에 위치한 이민자 구금소로 외신에 따르면 수용자 과밀과 위생 문제로 지속적인 논란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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