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美 관세 25%? 35%?…‘알쏭달쏭’ 트럼프 관세 공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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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7월 9일 15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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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관세와 상호관세 합산 안 돼…8월 1일부터 10%→25% 변경
품목관세 변동 없어…‘서명’ 전까진 스마트폰·구리도 관세 0%

8월 1일부터 미국에 수출하는 모든 제품에 25% 상호관세가 붙는다. 미국은 4월 5일부터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보편관세 10%를 적용하고 상호관세는 90일간 유예했는데, 내달 1일부터 예고됐던 ‘관세 태풍’이 상륙하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이 여러 차례 바뀐 데다 보편관세와 상호관세, 품목관세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수출 기업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의류 수출 기업은 기존 보편관세 10%에 상호관세 25%를 더해 총 35%의 관세를 내야 할까. 이미 50%의 품목 관세를 내는 철강의 관세율은 75%까지 뛰는 것일까.

뉴스1은 9일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의 정리를 토대로 혼동하기 쉬운 ‘트럼프 관세’ 부과 공식을 정리했다.

19일 서울의 한 마트 가전매장을 찾은 시민들이 냉장고를 살펴보고 있다. 2025.6.19/뉴스1
19일 서울의 한 마트 가전매장을 찾은 시민들이 냉장고를 살펴보고 있다. 2025.6.19/뉴스1
8월부턴 美 관세 10%→25%…보편·상호 관세율 합산 X

상호관세 25%와 보편관세 10%는 합산되지 않는다. 따라서 7월31일까지 10%의 보편관세를 냈던 대다수 수출기업은 8월 1일부터는 25%의 상호관세만 내면 된다. 단순히 관세율이 10%에서 25%로 바뀐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관세율이 35%냐, 25%냐 등을 놓고 혼란을 겪은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애매한 태도 탓이 크다. 그는 4월 2일 한국을 포함한 76개국에 보편관세 10%와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5일 부과를 예고했다. 하지만 9일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각국의 기관과 매체마다 보편관세와 상호관세가 각각 몇 퍼센트(%)인지, 서로 보완관계인지 대체 관계인지를 다르게 해석하면서 시장 내 혼란이 일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상호관세 25%가 부과되면 보편관세 10%는 더는 부과되지 않는다.

무협 통상연구실은 “보편관세 10%와 상호관세 25%는 서로 별개이고 합산되지 않는 관세”라며 “이달까지 별도의 한미 정부 간 협상이 없다면 8월 1일부터는 25%의 상호관세만 적용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2 인터배터리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된 동박을 살펴보고 있다.  2022.3.17/뉴스1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2 인터배터리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된 동박을 살펴보고 있다. 2022.3.17/뉴스1
품목관세 땐 상호관세 非적용…철강 파생관세는 ‘따로따로’

보편·상호관세와 별개로 ‘품목관세’가 부과된 수출품은 어떻게 될까.

품목관세도 상호관세와 합산되지 않는다. 따라서 철강·알루미늄 및 그 파생 제품 관세(50%),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관세(25%)는 8월 1일 이후에도 관세율이 변함없이 50%, 25%로 유지된다.

단 철강·알루미늄 파생 제품 관세는 조금 복잡하다. 철강·알루미늄 함유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선 상호관세가 별도로 붙기 때문이다.

예컨대 철강·알루미늄 파생관세 대상인 냉장고의 경우, 관세가 면제된 멕시코·캐나다 외의 국가에서 제조됐다면 철강·알루미늄 함유분을 뺀 나머지 가격에 대해선 수출 경로에 따라 부과된 상호관세를 내야 한다.

한아름 무협 통상연구실 수석연구원은 “미국에 수출한 냉장고의 통관 신고 가격이 100달러라고 가정했을 때, 냉장고에 들어간 철강이나 알루미늄 함량 값이 20달러라면 나머지 80달러에 대해서는 보편·상호관세가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1일부터 한국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2025.7.8/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1일부터 한국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2025.7.8/뉴스1
스마트폰 관세? 구리 관세?…“공식 문서 나오기 전까진 0%”

트럼프 대통령이 6월 말부터 부과하겠다고 말한 수입산 스마트폰 관세(최소 25%)와 이르면 7월 말 또는 8월 1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힌 구리 관세(50%)는 어떻게 될까.

관세 부과 시점이 지났든, 관세율이 얼마이든 ‘대통령 서명’이 담긴 공식 문서가 없으면 관세율은 ‘0%’다. 따라서 스마트폰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라면 이달 1일부터 부과됐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관세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또 설령 스마트폰 관세나 구리 관세, 나아가 의약품·반도체 관세가 추후 대통령 서명을 거쳐 부과되더라도 이는 품목관세이기 때문에 상호관세와는 합산되지 않는다.

27번 말 바꾼 트럼프, 불확실성 여전…8월 전 타결이 관건

다만 이 같은 ‘관세 공식’이 앞으로도 유효할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무려 27차례나 상호관세에 대한 입장을 번복했다. 언제 또다시 원칙이 뒤집힐지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오죽하면 미국 언론과 시장에서는 ‘타코 트럼프’라는 비아냥까지 나돌고 있다.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는 트럼프가 항상 겁을 먹고 도망간다는 신조어로, 트럼프 대통령이 수시로 말을 바꾸는 태도를 비꼰 말이다.

이재명 정부는 8월 1일 전까지 미국과 관세 협상을 매듭짓기 위해 전방위 외교전에 나서고 있다. 전윤식 무협 통상연구실 수석연구원은 “이달 말까지 한미 협상이 타결되면 관세 부담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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