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자도, 많이 자도 빨리 늙는다… ‘최적 수면’은 하루 6.4~7.8시간[노화설계]

  • 동아닷컴
  • 입력 2026년 5월 15일 10시 55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루 수면 시간이 6시간 미만이거나 8시간을 넘으면 생물학적 노화가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조기 사망과 질병 위험이 낮은 ‘최적 수면 시간’은 하루 6.4~7.8시간으로 분석됐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지난 13일(현지 시각) 게재됐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의대 연구진은 50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생활습관 설문, 뇌 영상, 혈액 샘플 등 다양한 건강 정보를 장기간 추적·수집하는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데이터를 활용했다.

노화 정도는 ‘노화 시계(aging clocks)’를 통해 측정했다. 이는 혈액 검사에서 얻은 단백질 정보 같은 개인의 생물학적 데이터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해, 실제 나이보다 얼마나 더 빠르거나 느리게 늙고 있는지를 수치화하는 기술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17개 장기의 노화 수준을 반영하는 23개의 노화 시계와 수면 시간의 관계를 분석했다. 노화 시계는 단백질과 대사물질 수치, 의료 영상 특징 등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분석 결과 많은 경우 수면 시간이 지나치게 길거나 짧으면 노화가 더 빨라지는 ‘U자형 관계’가 나타났다. 다만 노화가 가장 느린 ‘최적 지점’은 장기마다 달랐다. 예를 들어 심장 단백질 기반 시계에서는 하루 6시간 수면이 가장 좋은 결과와 연관됐고, 뇌 단백질 기반 시계에서는 하루 8시간 수면이 더 나은 결과와 연결됐다. 일부 경우에는 남성과 여성 사이 차이도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하루 약 6~8시간 수면을 취한 사람들은 그보다 적거나 많이 잔 사람들보다 노화 관련 지표와 건강 상태가 더 양호한 경향을 보였다. 또한 고혈압, 제2형 당뇨병과 우울증 같은 질환 발생률도 낮았다.

연구진은 하루 6.4~7.8시간 구간을 노화 관련 지표가 가장 양호했던 범위로 제시했다.

X축은 수면 시간, Y축은 실제 나이 대비 생물학적 노화 정도를 나타낸다. 파란색은 남성, 빨간색은 여성. 네이처 발췌.
X축은 수면 시간, Y축은 실제 나이 대비 생물학적 노화 정도를 나타낸다. 파란색은 남성, 빨간색은 여성. 네이처 발췌.

다만 이러한 결과는 관찰연구에 기반해 얻은 것으로, 수면 시간 자체가 장기의 노화를 촉진하거나 늦춘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바꿔 말하면 수면 시간이 노화와 건강에 영향을 준 것인지, 반대로 노화와 건강 상태가 수면에 영향을 준 것인지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연구진은 수면 부족과 과다 모두 단순히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을 넘어 신체 전반의 건강 악화와 연결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뇌와 신체 장기 사이에 광범위한 연결고리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특히 수면 부족은 우울증과 불안 장애 같은 정신건강 문제뿐 아니라 비만, 제2형 당뇨병, 고혈압, 허혈성 심장 질환, 심장 부정맥과도 연관성을 보였다.

또한 수면 시간이 지나치게 길거나 짧은 경우 모두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천식, 위염, 위식도역류 질환 등과도 관련성이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컬럼비아대 의대 계산신경과학자 준하오 웬 조교수는 연구 보도자료에서 “뇌와 신체 전반에 걸쳐 나타난 이처럼 광범위한 패턴은 수면 시간이 우리 몸 전체의 생리 작용에 깊이 내재된 요소이며, 전신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수면과 신체 전반의 노화 사이 관계를 가장 포괄적으로 보여준 분석 가운데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다.

외부 전문가들도 이번 연구가 수면과 전신 건강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신경역학자 애비게일 도브는 네이처 보도와 인터뷰에서 “수면은 신체의 모든 장기에 영향을 미친다”며 “게다가 수면은 어느 정도 조절 가능한 요소라는 점에서 건강 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듀크대학교의 생의공학자 알렉산드라 바데아 역시 네이처 보도를 통해 “이번 연구는 수면이 뇌뿐 아니라 몸 전체 장기와 생리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며 “결국 우리 몸의 시스템들은 서로 연결돼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 모두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

관련 논문 주소: https://doi.org/10.1038/s41586-026-10524-5

#수면#수면시간#노화#건강#잠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