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사전에서 경제는 인간의 생활에 필요한 재화와 용역을 생산하고, 분배하며 소비하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 간단한 설명이지만 세금, 금리, 채무, 인플레이션, 환율 등 듣기만 해도 복잡한 경제 용어를 이해하는 데에는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이래서 누구나 한 번쯤은 “아, 경제를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구나?”라는 생각을 가졌을 수 있으리라 본다.
다행인 점은 어렵게만 생각하고 있는 경제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 전달하는 다양한 게임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경제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게임은 물론, 더 크게 나라 살림을 맡아 정책을 세우는 게임 등 다수가 존재한다.
■ 경영자가 되어 회사 운영을…‘캐피탈리즘 2’
캐피탈리즘 2 플레이 화면 출처=스팀 상점 페이지
먼저 복잡한 경제 개념을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구현한 게임인 ‘캐피탈리즘 2’가 있다. 게임의 제목부터 자본주의인 만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을 게임에 구현해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든 작품이다. 나온 지 20년도 넘은 게임이지만 가장 사실적인 게임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용자는 회사의 경영자가 되어 회사를 운영해 나간다. 게임 초반에는 생산과 판매 정도만 진행한다. 그런데 그마저도 원자재 수급부터 시작해 공장의 설립과 판매점 마련, 그리고 상품 개선을 위한 R&D 센터까지 여러모로 신경 써야 할 것이 많다.
이후에는 경쟁 상대를 분석해 시장 경쟁에서 앞서나가야 하며,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거나 회사의 주가도 관리해야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등 경제 신문이나 뉴스에서 봐왔던 대부분의 이야기를 직접, 직접 경영자의 입장에서 경험할 수 있다.
캐피탈리즘 2 플레이 화면 출처=스팀 상점 페이지게임은 경제와 경영을 담아낸 독특하면서 사실적인 매력으로 큰 사랑을 받았으며, 지난 2002년에는 서강대 경영대학원 금융전문가 과정의 경영학 수업의 교재로 활용되기도 했다. 2인이 1조가 되어 가상공간상에서 대결을 펼치면서, 보고서를 통한 전략 수립의 문제점과 그 문제 해결방안을 구상하는 형태로 강좌가 진행됐었다.
비슷한 맥락에서 ‘심시티’나 ‘시티즈: 스카이라인’ 같은 도시 경영 시뮬레이션을 통해서도 경제나 경영의 기본적인 틀을 배울 수 있다. 이용자는 도시의 구획을 정비하고 도로를 깔고 전기를 공급한다. 행복한 시민들의 삶을 위해 예산을 짜고 세율을 조정해 도시 관리를 이어나가게 된다. 행복한 시민을 만드는 일에는 경제가 빠질 수 없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 나라 경제 제가 살려 보겠습니다… ‘나라살림 게임’
나라살림 게임 =공식 홈페이지 플레이 화면 앞서 소개한 게임들보다 더 큰 관점에서 경제를 익힐 수 있는 게임인 ‘나라살림 게임’도 있다. ‘나라살림 게임’은 정책평가연구원(PERI)이 제작한 게임으로, 이용자가 국가 목표를 정하고 정책 수단을 선택하여 지속 가능한 재정 운용을 학습할 수 있도록 개발한 경제 교육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2055년까지의 국가 재정을 직접 설계하면서 경제 정책의 선택이 가져오는 실제 결과를 경험하게 한다.
특히, 게임은 저출산과 고령화 그리고 저성장으로 인해 재정 상황이 악화되고 있으며, 포퓰리즘 정책 등의 영향으로 국가 부채가 GDP 대비 50%를 초과하는 등 우려가 커지는 국내 상황을 담아냈다.
나라살림 게임 =공식 홈페이지 플레이 화면이용자는 게임에서 경제 활성화, 노후 대책 강화, 미래를 위한 투자 등 정책 목표를 설정하게 된다. 이후 이용자는 국방, 교육, 복지 지출을 조정하고, 소득세나 부가세 등의 세율도 조정할 수 있다. 여기에 연금 개혁 등 15개에 달하는 다양한 정책 메뉴가 준비돼 있다. 정책 선택에 따라 국가 재정 및 미래 세대 부담이 달라지게 된다.
최종적으로 2055년까지 정부가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며 국가 부채 비율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경제 성장률을 유지하면서도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게 만들어야 하며, 미래 세대의 부담이 감소하면서 경제적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2055년까지 국가 경제와 재정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여 지속 가능한 성장 궤도를 유지해야 한다.
‘나라살림 게임’은 교육 시장에서도 관심을 받았다. 경북사대부고와 대구국제고에서 ‘나라살림 게임’을 활용해 공개 수업을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 이용자가 만든 거대한 경제… ‘이브 온라인’
이브 온라인 플레이 화면 출처=스팀 상점 페이지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이 만든 거대한 경제 시스템이 눈길을 끄는 작품도 있다. 우주를 다룬 SF MMO 게임인 ‘이브 온라인’이 대표적이다. 이 게임은 게임 내 거의 모든 아이템인 우주선, 무기, 자원은 유저가 채굴하고 생산하고 거래하는 방식으로 구현됐다. 개발사가 아이템을 찍어내지 않는다.
때문에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움직이며,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도 발생하기도 한다. 또 시장의 심리나 전쟁 상황과 정치적 사건 등이 게임 내 아이템과 같은 자원 가격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자원 확보가 거대한 전쟁의 원인이 되기도 할 정도다. 게임 속 무역 루트에는 우주 해적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브 온라인 플레이 화면 출처=스팀 상점 페이지이러한 특징으로 옥스퍼드 등 해외의 대학에서는 ‘이브 온라인’의 경제를 분석하는 논문도 나오고 있으며, 제한된 변수로 운영되는 경제 실험실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이용자들은 다른 어떤 게임보다 경제를 이끌어가는 중심에 서서 경제를 체험해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이브 온라인’과 비슷한 느낌을 가진 ‘알비온 온라인’과 같 게임도 있으며, 직접 가게를 운영해보는 시뮬레이터 게임 등 경제와 관련된 게임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경제 게임으로 먼저 접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