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일 오후 경기 성남시 야탑역 광장에서 열린 경기 성남시·광주시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성남=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대구=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오늘은 21대 대통령 선거일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을 거치며 깊어질 대로 깊어진 국론 분열을 딛고 새 대통령을 선출하는 날이다. 지난주 이틀간의 사전투표 때 유권자의 34.7%인 1542만여 명이 투표소를 찾았다. 나머지 등록 유권자 2896만여 명에게 오늘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기회다. 나의 한 표가 내 삶도, 내가 속한 사회와 나라의 운명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으로 투표에 나서길 바란다.
이번 대선은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경제·안보 복합위기와 극심한 정치 사회적 갈등 속에 진행됐다. 우리 경제는 단순한 경기 침체가 아닌 구조적 저성장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경쟁력을 키우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하지만 현실은 만만하지 않다. 여기에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자동차와 철강 등 주력 산업의 수출까지 급감하는 등 이중고, 삼중고에 처한 상황이다.
게다가 한반도 주변의 안보 상황도 안갯속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는 단순히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주한미군을 중국-대만 분쟁에 투입할 수 있도록 한미동맹 성격까지 고치려 하고 있다. 이 경우 자칫 미중의 무력 충돌에 우리가 휘말리는 원치 않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오늘 우리가 선출할 새 대통령은 이 같은 통상 안보 위기 속에서 당장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 투자 협상을 순조롭게 진행하는 것은 물론 세계 질서의 변화를 정확히 꿰뚫고 적어도 향후 30년의 미래를 내다보는 전략적 좌표를 찾아내야 한다. 이는 누가 대통령이 되고 안 되고를 넘어서는 국가적 과제다. 이번 대선이 갈라지고 흩어진 국가적 에너지를 한데 모으는 ‘통합의 장’이 돼야 하는 이유다.
난데없는 비상계엄으로 치명적 상처를 입은 한국의 민주주의는 어렵사리 복원의 과정을 밟고 있다.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해외에 다시 한번 보여줄 기회이기도 하다. 새 대통령은 4일 곧바로 취임한다. 새 대통령은 안에서 갈라지고 밖에서 도전받는 시기를 맞아 대한민국호를 반듯하게 일으켜 세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던지는 한 표, 한 표가 모여 이 중책을 수행할 대통령이 결정된다. 승패는 갈리겠지만 통합과 승복, 재건의 시간이 돼야 한다. 내가 던진 한 표의 힘이 그 역사적 순간을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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