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첫 국빈방한… 베트남 서기장과 정상회담 이재명 대통령과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왼쪽)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회담 후 공동언론발표에서 “양국 자유무역협정(FTA) 10주년을 맞아 2030년까지 교역 규모 1500억 달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방산 및 치안 분야는 물론이고 원전, 고속철도, 신도시 개발 등 대규모 인프라 분야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국빈 방한한 베트남 서열 1위 또럼 공산당 서기장과 11일 정상회담을 갖고, 5년 내 양국 교역 규모를 두 배로 늘리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867억 달러(약 120조 원)에서 2030년 1500억 달러(약 208조 원)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양국은 원전, 고속철도, 방산, 신도시 개발 등의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베트남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지난해 한국의 3대 교역국이자 미국 다음의 2위 무역 흑자국이다. 또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으로 삼성, LG 등 1만여 개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다. 인구 1억 명에 중위연령이 32세에 불과하고, 연 7%대의 높은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는 젊고 역동적인 시장이기도 하다.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는 양국은 한국에서 핵심 부품을 조달하고 베트남에서 최종재를 생산해 미국 등으로 수출하는 구조여서 미국발 관세 폭탄에 협력할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양국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첨단 과학기술·에너지·공급망 등 미래지향적 분야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베트남 정부는 고속철도에서 90조 원, 신규 원전 등 전력 분야에서 190조 원 규모의 대형 국책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한국 기업에 기회가 있다. 베트남은 한국 첨단산업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핵심 파트너이기도 하다. 베트남은 반도체·전기차 배터리 등의 핵심 소재인 희토류 매장량이 중국에 이은 세계 2위다. 양국은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맞서 핵심광물공급망센터를 조성해 공조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베트남의 자원·인력과 한국의 기술·자본이 손잡을 분야는 다양하다.
글로벌 무역체제 재편 속에서 미국과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핵심 국가들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단순히 수출 다변화를 위한 틈새시장 수준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공략해야 할 핵심 시장이다. 베트남과의 협력을 교두보로 아세안, 인도 등 신남방 지역으로 신시장 개척을 확대해 통상전쟁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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