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12.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원로 정치인들이 12일 상임고문단 초청 간담회에서 정청래 대표에게 연이어 쓴소리를 했다. “과유불급을 잊지 말라”(문희상 전 국회의장), “집권 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해서는 안 된다”(정세균 전 의장), “(개혁) 속도는 국민 눈높이에 맞춰 가야 한다”(이용득 전 의원) 등 고언이 이어졌다. 강성 당원만이 아닌 국민 전체를 포용하라는 당부다.
권리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정 대표는 “더 강한 민주당”을 내세우며 강경 노선을 이어 왔다. “악수는 사람과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과의 대화를 거부했고, “국민의힘은 10번, 100번 해산시켜야 한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대선 패배 후에도 쇄신을 거부한 채 ‘찬탄’ ‘반탄’으로 싸우는 행태는 실망스럽다. 그러나 이들은 국민이 선택한 107석의 제1야당이자, 국정 운영의 한 축이다. 이런 야당을 전면 배제하겠다는 것은 곧 의회주의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추석 전까지 개혁 입법을 마무리하겠다는 구상도 강성 지지층만 바라본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권 내에서 “신중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데도 정 대표는 당선 이틀 만에 검찰·언론·사법 개혁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강경파 의원들을 배치했다. 그는 “3대 개혁을 폭풍처럼 몰아쳐 전광석화처럼 끝내겠다”고 했는데, 속도전만이 능사는 아니다.
여당 대표의 야당 패싱은 갈등의 정치를 키우고 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을 비롯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등 보수 진영 출신 전직 대통령들은 15일 열리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임명식에 불참하기로 했다. 야당을 외면하며 지지층 결집에만 몰두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국민을 향한 정치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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