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응급실 표류’를 막기 위해 전국 6개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이 중증 응급환자의 이송 병원을 찾는 업무를 전담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이르면 이달 말부터 광주 전남 전북에서 시범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현재는 소방청 산하 119구급대가 병원을 찾아 일일이 전화를 돌리고 필요한 경우 광역상황실에 지원을 요청하는데 앞으로는 중증 응급환자에 한해 응급의료 이해도가 높은 광역상황실로 관련 업무를 일원화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119구급대의 병원 이송을 ‘지원’하는 역할도 제대로 못 하는 광역상황실이 ‘전담’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119구급대가 중증 환자를 받아줄 병원을 찾지 못해 광역상황실에 지원을 요청한 사례는 1476건이지만 이 중 상황실이 병원을 찾아준 경우는 414건(28%)에 불과했다. 이송 병원을 찾아내는 데 걸린 시간도 평균 35분으로 119구급상황관리센터(평균 8.6분)보다 훨씬 오래 걸려 구급대원들이 웬만해서는 광역상황실로 지원 요청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광역상황실 업무가 더딘 이유는 이송 대상이 119에서도 적당한 병원을 찾지 못해 지원을 의뢰한 고난도 중증 응급환자들이 대부분인 탓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병원 이송 성공률이 28%로 저조한 원인은 따져봐야 한다. 중증 응급환자는 하루 평균 2000명이 넘는데 광역상황실은 의사 1명과 간호사 3∼5명이 교대로 상주할 뿐이다. 지역별로 적정 인력을 산정해 확충하는 한편 병원별 병상 가동률과 병원 이송을 기다리는 환자 상태를 수시로 갱신해 알려주는 상황판 개선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응급실 병목 현상이 개선되지 않는 근본적 원인은 응급실 인력과 배후 진료 의료진이 만성 부족 상태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도 응급의학과 충원율은 42%로 전체 평균(60%)보다 낮았다. 고강도 업무에 합당한 보상과 법적 리스크 해소 대책을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 환자를 받아 살릴 의사도 없는데 환자를 신속히 병원에 데려다 놓을 방법만 고민해서는 병원을 찾아 거리를 떠도는 시간을 줄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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