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화와 가뭄, 해답은 건강한 산림 복원에 있다[기고/임상섭]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15일 2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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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섭 산림청장
임상섭 산림청장
매년 6월 17일은 유엔이 지정한 ‘세계 사막화와 가뭄 방지의 날’이다. 올해는 ‘토지를 복원하고 기회를 열자(Restore the Land, Unlock the Opportunities)’라는 주제로 전 세계가 함께 사막화와 가뭄의 심각성을 되새기고, 해결을 위한 지혜를 모으고 있다.

토지는 우리 삶의 터전이자 생태계의 근원이며, 식량과 동식물 서식지의 중요한 기반이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토지는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육지의 최대 40%가 산림 전용, 가뭄 등으로 이미 황폐화됐다. 이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최소 1억 ha의 건강한 토지가 황폐화됐고, 2000년 이후 전 세계 가뭄 발생 빈도는 29% 증가했다. 이러한 토지 황폐화와 가뭄은 식량 안보, 물 부족, 생물다양성 감소 등 복합적인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2050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75%가 가뭄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기상청의 2023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가뭄은 기상 관측 이래 가장 긴 227.3일 동안 지속됐고, 광주·전남 지역은 무려 281.3일간 가뭄이 이어졌다. 봄철 건조 현상으로 산불 피해가 발생하고, 용수 부족 현상 등 여러 피해도 나타났다.

한국은 사막화 방지를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2011년 경남 창원에서 열린 제10차 유엔사막화방지협약 당사국총회(COP10)에서 채택된 ‘창원 이니셔티브’는 토지 황폐화를 막고 이미 황폐화된 산림 및 토지를 복원해 토지 자원의 양과 질을 유지·개선하자는 ‘토지 황폐화 중립(Land Degradation Neutrality·LDN)’ 개념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 이 이니셔티브는 개발도상국이 사막화와 가뭄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식 공유, 기술 협력, 재정 지원을 촉진하며 한국의 산림 리더십을 세계에 알리는 전환점이 되었다.

산림청은 국토 녹화의 성공 경험과 역량을 ‘K-FOREST FOR ALL’이라는 국제 산림 협력 브랜드에 담아 전 세계와 공유하고 있다. 이는 모든 이가 누릴 수 있는 가치 있는 산림을 만들고자 하는 한국의 국제 산림 협력 의지를 상징한다.

황폐화된 토지를 되살리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건강한 산림 복원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산림은 비가 올 때 물의 흐름을 조절하고 수질 정화와 물 저장 기능을 하는 ‘녹색댐’ 역할을 통해 가뭄 예방과 사막화 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산림의 수자원 함양 기능을 높이고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나무를 심고 가꾸는 숲 가꾸기 사업, 산림 물지도 제작, 산림 유량 관측망 구축 등 과학 기반의 산림 수자원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건강한 산림을 가꾸고 사막화와 가뭄을 예방하는 길은 우리 모두의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 생활 속 물 절약, 그리고 산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은 미래 세대를 위한 푸르고 건강한 지구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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