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에 22㎏ 감량…몸매 유지하려 오늘도 달려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15일 23시 09분


이호영 씨가 지난해 8월 열린 삼삼(33)트레일러닝 대회에 출전해 즐겁게 달리고 있다. 2018년 다이어트를 위해 달리기를 시작한 그는 6개월 만에 22kg을 감량하며 주목받았고, 2022년부터는 트레일러닝에도 빠져 지내고 있다. 이호영 씨 제공
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가정주부였던 이호영 씨(45)는 7년 전을 잊지 못한다. 지방간이 생겨 살을 빼야 하는 상황이 됐고, 때마침 열린 보디체인지 대회에 나가 상위권에 오르면서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이다. 몸이 변하자 주위의 시선이 달라졌다. 자신감도 충만해졌다. 좋은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운동에 더 매진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38세 때 자다가 심장이 아파 깜짝 놀랐어요. ‘무슨 병은 아닐까’ 걱정하며 병원에 갔어요. 의사가 운동하라고 했죠. 당시 줌바를 열심히 하고 있던 저로선 놀랐죠. 어쨌든 비만에 의한 지방간이라며 살을 빼라고 했어요. 그래서 ‘이래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다이어트와 운동을 병행하기로 독하게 마음먹었죠. 그때 마침 보디체인지 대회도 열리게 돼 저의 승부욕을 자극했어요.”

음식 조절을 하면서 아침저녁으로 점핑(트램펄린 위에서 뛰는 운동)과 달리기를 했다. 6개월 만에 22kg을 감량했고, 보디체인지 대회에서 ‘톱10’이 겨루는 결선에 올랐다. 다이어트 전후가 명확하게 달라지자 ‘동네 인싸(인사이더)’가 됐다. 그는 “첫째 아이 학교 엄마들 사이에서 ‘너무 예뻐졌다’고 소문이 났다”고 했다.

“결혼한 뒤 일을 그만뒀고, 아이들 키우며 살림만 했던 제가 갑자기 유명해졌어요. 그동안 저 자신은 없었는데 제 존재가 사람들 사이에서 거론되는 겁니다. 자존감이 올라갔죠. 안 만나던 학창 시절 친구들도 자연스럽게 만나게 됐죠. 건강해지면서 삶의 활력까지 찾게 됐어요.”

유명해지면서 프리랜서 다이어트 코치를 하게 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운동하는 모습 사진을 올리자 문의가 쏟아졌다. 그는 “너무 신기했다”고 했다. ‘탑걸즈크루’ 등 달리기 동아리에 참여해 여성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기 직전 둘째 아이가 아팠다. 그래서 신경을 써야 했고, 자연스럽게 대외 활동을 중단했다. 그러자 우울증에 불면증까지 찾아왔다. 약까지 먹었다. 삶이 피폐해졌다.

그때 남편이 그를 댄스 학원에 데리고 갔다. 이 씨는 “내가 춤을 좋아했는데 남편이 다시 춤을 춰 보라며 끌고 갔다”고 했다. 그곳에서 다이어트 댄스를 추면서 다시 활기를 찾았다. 그는 “5일 정도 됐을 때 거울 속에 온전한 내 모습이 보였다. 그동안은 모든 게 희미하게 보였는데 생기 넘치는 나를 발견했다”고 했다. 둘째도 건강을 회복했다.

“매일 3시간씩 춤을 췄어요. 약도 끊었죠. 7개월가량 열심히 준비해 댄스 강사 자격증까지 땄어요.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죠. 자격증을 가지니 또 다른 자신감이 생겼어요. 스포츠센터에 취업도 했죠. 부정적인 기운이 없어지고 건강한 삶을 되찾으니 다시 달리기가 생각이 났어요.”

2022년의 일이었다. ‘갱런(인생 갱생 러닝)’ 등 과거 달리던 동호회를 찾았다. 그때 ‘저스트 트레일’이란 동호회를 만나며 산을 달리는 트레일러닝에도 입문했다. 달리기를 오래 했지만 마라톤 10km와 하프코스만 완주했던 그가 그해 서울 관악산 38km를 회원들과 함께 달렸다. 새벽 일찍 시작해 저녁놀이 질 때까지 달렸다. 이 씨는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완주하니 눈물이 났다. 꼴찌로 들어오는 내게 박수 쳐주는 회원들이 너무 고마웠다”고 했다.

산 38km를 완주한 뒤 자신감을 얻어 2023년 3월 동아마라톤 겸 서울마라톤에서 42.195km 풀코스를 처음 완주했다. 4시간35분32초. 풀코스 최고기록은 지난해 10월 세운 3시간54분2초. 이 씨는 다시 ‘달리기 인싸’가 됐다.

“동네 아줌마였던 제가 톱브라 입고 달려도 20, 30대 못지않은 몸매를 과시하니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됐죠. 특히 아줌마들이 ‘결혼해 아이 낳고도 저렇게 잘 관리할 수 있을까’라며 부러워해요. 제가 그들에게는 희망이 됐어요. 그래서 절대 이 몸매를 잃어버리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며 더 열심히 운동하고 있어요.”

이 씨는 주로 새벽에 운동한다. 오전 5시 30분에 일어나 헬스클럽으로 향한다. 목요일 새벽엔 서울 목동운동장에서 달리는 바나나스포츠클럽에 참가한다. 수요일 저녁엔 여의도 갱런에 나간다. 주말엔 대회에 출전하거나 산을 달린다. 그는 “달릴 때 가장 행복하다. 살아 있음을 느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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