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황제’ 다이먼 “트럼프, 연준 갖고 장난말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파월 연준의장 해임 시도에 일침
“연준 독립성은 절대적으로 중요”
기준금리 인하 압박해온 트럼프
“베선트도 후임 맡을 가능성 있어”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미국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69·사진)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해임을 시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의 독립성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일침을 날렸다. 다이먼 회장이 미국 최대 은행의 수장답게 ‘월가의 대변인’ 노릇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월 의장에게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행태에 대해서도 작심 비판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다이먼 회장은 15일(현지 시간) 올 2분기(4∼6월) 실적 발표 뒤 기자 간담회에서 “현 연준 의장뿐 아니라 다음 의장을 위해서도 연준의 독립성이 중요하다”며 “(대통령이) 연준을 갖고 장난치는 것은 역효과를 낳을 수 있고, 기대했던 것과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집권 1기에 직접 발탁한 파월 의장이 경기 부양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 요구에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는 점을 못마땅해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이먼 회장이 연준과 파월 의장을 옹호한 것은 월가 내 그의 위상,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친 이력을 고려할 때 큰 의미가 있다고 진단했다. 올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한 직후 다이먼 회장은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관세로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WSJ는 당시 해당 방송을 시청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다이먼 회장의 발언을 주의 깊게 들었고 며칠 후 “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다만 다이먼 회장의 우려에도 파월 의장을 향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사퇴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파월 의장을 “얼간이(knucklehead)”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현재 4.25∼4.50%인 기준금리가 최소 1%포인트 낮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15일 블룸버그TV에서 “차기 연준 의장의 선출 절차가 이미 시작됐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파월 의장이 의장직에서 물러나면 연준 이사직에서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파월 의장을 연준 업무에서 완전히 배제할 방침인 것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베선트 장관이 파월 의장의 후임이 될 수 있냐’는 취재진 질문에 “선택 가능한 인물”이라고 답했다.

#제이미 다이먼#JP모건체이스#제롬 파월#연방준비제도#도널드 트럼프#연준 독립성#스콧 베선트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