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서거 16주기 추모사 미묘한 차이
李 “그로 인해 다른 생각 지닌 이들이 통합-화해”
鄭 “진정한 용서는 내란 세력 척결이라 하셨을 것”
실용노선 대통령과 강경노선 당대표 행보에 촉각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5.08.15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DJ)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통합과 화해’를 강조한 반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완전한 내란척결’을 내세웠다.
이날 두 사람의 추도사를 두고 국정 철학에 대한 당정 간 온도 차를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서 이 대통령의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특별사면이 ‘정청래 견제 카드’라는 해석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당정이 미묘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18일 이 대통령은 DJ 서거 16주기 추도사에서 본인의 국정 철학인 통합, 실용, 국민주권 등의 원칙 등을 강조했다. 이날 을지훈련으로 추도식에 참석하지 못한 이 대통령 추도사는 강훈식 비서실장이 대독했다.
이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의 삶은 혹독한 시도 속에 피어난 인동초이자 대한민국의 과거와 미래를 지켜낸 한 그루 거목이었다”며 “그로 인해 멈췄던 민주주의가 다시 숨을 쉬고 서로 다른 생각을 지닌 이들이 통합과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누구보다 국민의 저력을 믿었던 위대한 민주주의자. 오직 국익과 민생을 우선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꿔낸 실용주의자”라며 “김대중이 키워낸 수많은 ‘행동하는 양심’들을 믿고 흔들림 없이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잘 사는 나라’, ‘평화가 강물처럼 넘쳐흐르는 나라’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추도식에 직접 참석한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DJ와의 개인적 인연을 언급하며 ’내란 척결‘ 의지를 추도사에 담았다.
정 대표는 “누가 완전한 내란 종식 없이 이 사태를 얼버무릴 수 있겠나. 자신들의 뜻과 다른 결말을 수없이 보아온 국민들이다”라며 “내란 사태가 마무리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나”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오늘 당신이었다면 진정한 용서는 완전한 내란 세력 척결이라고 말하셨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저와 후배들이 당신이 지켜온 미완의 과제를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듣고 있다. 2025.8.11/뉴스1 이날 둘의 DJ 추모식 추모사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다른 인식 구조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통합의 정치’를 강조한 이 대통령 입장에선 정 대표의 강경 행보가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을 반영하듯 정치권 안팎에선 조 전 대표의 사면이 정 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방책이란 주장도 최근 제기되고 있다.
정 대표는 이에 대해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 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악의적 갈라치기다.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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