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및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채 상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이 임기훈 전 대통령국방비서관을 조사하면서 ‘VIP 격노설’이 불거졌던 국가안보실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 5명에 대한 조사를 완료했다.
31일 정민영 특검보는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25일 임 전 비서관에 대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진행했다”며 “이로써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했던 국가안보실 관계자 5명에 대한 조사를 모두 진행했다”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앞으로 특검은 당시 회의 전후 상황, 즉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격노를 일으키게 한 구명로비 의혹과 수사 결과에 대한 재검토 관련 외압 의혹 등에 대해 면밀히 더 조사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특검은 당시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이 채 상병 순직 사건 관련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고 격노하며 외압을 행사했다는 이른바 ‘VIP 격노설’을 수사 중이다.
임 전 비서관은 25일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회의 중간에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해 ‘이렇게 하면 누가 사단장을 맡으려 하겠냐. 그동안 여러 차례 강조했는데 왜 업무를 이렇게 처리했느냐’고 말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임 전 비서관에게 채 상병 수사에 개입하는 위법한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특검보는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소환에 대해선 “아직은 정해진 일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구속 상태라 어떻게 할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이시원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이 3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순직해병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 뉴스1 특검은 이날 이시원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정 특검보는 “이 전 비서관은 해병대 수사단 채 상병 사건 기록을 경찰에 이첩했던 2023년 8월 2일부터 국방부 주요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은 당사자”라며 “대통령실 개입 여부에 대해 여러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검은 이 전 비서관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압수한 바 있다”며 “이전 비서관은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제공하고 얼굴 인식 해제에도 협조하기로 해서 포렌식 참관 절차 일부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비서관은 윤 전 대통령 격노 이후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채 상병 순직 사건을 군 검찰단이 회수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에 따르면 이 전 비서관은 사건이 회수된 2023년 8월 2일 이후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한 달 동안 26차례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날 오후 ‘VIP 격노설’을 폭로했던 박정훈 해병대수사단장(대령)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정 특검보는 “여러 군 관계자의 참고인 조사를 통해 사건 관련 진술을 확보했는데 이 부분에 대한 박 대령의 입장을 재차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박 대령이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를 작성한 군 검사를 형사고소하기도 해서 고소인으로서의 입장을 청취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정 특검보는 김건희 여사가 수사 외압 의혹 관련 주요 관계자 중 한 명과 통화했다는 보도에 대해선 “통화가 있었다는 내용 외에 저희가 구체적으로 확인한 것이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 여사 등 사건 관계인의 비화폰 통화 내역 확보와 관련해선 “계속 (기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20여 명에 대해 통신 내역이 다 확인될지 아닐지 지금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실물 폰을 압수하는 게 아니라 비화폰으로 주고받은 통신 내역이 서버에 보관돼 있어서 그걸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애초에 확인한 통화 내역 등은 개인 휴대전화 위주 통화 내역이라 중간에 비화폰을 이용해서 연락을 주고받은 내역이 있는지 확인하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