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권력은 파초선 같아…작은 부채질에 세상 뒤집어져”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24일 1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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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6.24. [서울=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6.24. [서울=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국무회의에서 ‘서유기’를 인용하며 “파초선이란 부채를 든 마녀가 부채를 한 번 부치면 천둥번개가 치고 두 번 부치면 태풍이 불고 세상이 뒤집어지는데도 본인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고위 공직자의 결정이 국민의 삶으로 직결되는 만큼 공직자의 책임 의식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아주 작은 부채이지만 세상은 엄청난 겪변을 겪는, 권력이 그런 것 같다”며 이 같이 말 했다. 이어 “작은 관심, 어떤 판단에 의해 누군가는 죽고 살고, 그런 게 쌓이는 나라가 흥하고 망하기도 한다”면서 “책임감을 가지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주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표시절인 지난해 10월에도 “요괴는 가볍게 부채질 하지만 이게 온 세상에 태풍을 몰고 온다”며 윤석열 정부의 정책 혼선을 비판했었다.

이 대통령은 25일 6·25전쟁 75주년을 앞두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특별한 희생을 치른 분들에 대해 충분한 보상과 예우가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해보고 가능한 방법부터 찾아봤으면 좋겠다”며 보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안보가 너무 중요한 일임에도 일상적이어서 느낌이 잘 오지 않지만 우리 공동체의 가치를 지키는 안보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약은 사람은 잘 빠져나가고 힘없는 사람만 희생당한다’는 억울한 심정들도 광범위하게 있는 것 같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27일 국가유공자 등 160여 명과 청와대 영빈관에서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취임 후 첫 청와대 행사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해수부 부산 이전을 빠르게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12월 안에 해수부 이전이 가능한지 검토해보라는 언급을 했다”고 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상보다 해수부 이전 스케줄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취임 한 달을 맞는 다음달 초를 전후해 첫 기자회견을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자회견은 있을 것이고 확정되면 일자는 공지할 것”이라며 “취임 30일에 열린다고 못 박을 순 없다”고 설명했다. 역대 대통령들은 주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열어왔는데 회견 시점을 대폭 앞당겨 대국민 소통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이재명#국무회의#공직자의 책임 의식#해양수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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