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거대 여당 일방독주” 불참 속
법사 이춘석-예결 한병도 등 선출
與, 다음주 40개 법안 처리 방침
항의하는 野, 미소 짓는 與
우원식 국회의장(뒷줄 가운데)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상임위원장 선출 관련 본회의 개의에 앞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우 의장 앞)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다. 아래는 미소를 띤 채 자리로 돌아가는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뉴스1
더불어민주당은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장과 법제사법위원장 등 4개의 민주당 몫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했다. 6월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는 다음 달 4일까지 이재명 정부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처리하기 위해 상임위원장 선임을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이 협치를 요청한 지 단 하루 만에 여당이 협치를 무너뜨렸다”고 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민주당 주도로 4개 상임위 위원장 선출 투표를 진행한 결과 운영위원장에 민주당 김병기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법사위원장엔 4선의 민주당 이춘석 의원이 선출됐다. 문화체육관광위원장엔 3선의 민주당 김교흥 의원이, 예결위원장엔 3선의 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선출됐다. 국민의힘 몫의 기획재정위원장은 선출하지 않았다.
이날 표결은 민주당 출신 우원식 국회의장이 “상임위원장을 일괄 선출하자”는 민주당의 주장을 수용하면서 성사됐다. 우 의장은 본회의 개의 직후 상임위원장 보궐선거 안건을 상정하면서 “민생 위기에 추경이 시급한데, 예결특위가 구성되지 않아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는 것을 국민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거대 여당의 일방 독주”라고 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이들은 본회의장 좌석에 ‘묻지마식 의회폭주 민주당식 협치파괴’, ‘중립포기 국회의장에 국민이 분노한다’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붙인 후 회의장을 퇴장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우 의장과 민주당을 향해 “조속한 추경 처리를 위해 예결위원장 선출엔 협조하겠지만, 이 외의 다른 상임위원장 선출은 더 논의해 다음 주에 처리하자”고 요구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곧바로 “(상임위원장 선출을 일괄적으로 하자는) 민주당 입장은 변함없다”고 일축했다.
송 원내대표는 본회의장을 퇴장한 뒤 국민의힘 의원들이 참여한 규탄대회를 열고 “이재명 정권은 오늘 가져간 법사위원장직으로 입법 기능을 틀어쥐고 사법부 숨통을 끊어놓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맞서 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본회의를 마친 뒤 “여야 합의가 이뤄졌으면 좋았겠지만 국민의힘의 몽니를 참아 가며 손 놓고 기다릴 순 없다”며 “민주당은 추경안,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 상법(개정안)을 비롯한 민생개혁 입법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7월 4일까지 상법 개정안과 양곡관리법, 노란봉투법 등 윤석열 정부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던 법안 등 40건을 처리하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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