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베선트와 관세담판 위해 출국…“국익 중심 한미 상생안 마련”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9일 10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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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관세 협상 시한을 이틀 남기고 정부 협상단이 관세 인하를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 현지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 수장이 각각 미국 정부 내 카운트파트와 관세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담판을 벌이러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美 향한 구윤철 “국익 중심 협상안 마련 최선”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오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이였던 미국 재무장관과 무역대표부(USTR)와 예정되어 있던 통상협상이 취소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귀빈실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오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이였던 미국 재무장관과 무역대표부(USTR)와 예정되어 있던 통상협상이 취소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귀빈실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29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익 중심으로 한미 상생할 수 있는 협상안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산업부 장관 등과 협력해 대응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구 부총리는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정부에서 협상을 총괄하고 있다”며 “한국의 프로그램(협상안)을 잘 설명하고 조선업 등 한미 간 중장기적 협력 분야도 잘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본부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 당국자가 머무는 미국과 영국 스코틀랜드를 연달아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협상을 벌였다.


러트닉 장관은 28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인들이 저녁 식사 후 나와 그리어 USTR 대표를 만나기 위해 스코틀랜드로 비행기를 타고 왔다”고 했다. 그는 “그들이(한국이) 얼마나 진정으로 협상 타결을 원하는지를 생각해 보라”고 덧붙였다.

이달 7일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한국과 일본 등에 대한 상호관세 25% 부과 서한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미국과 주요국 간 협상전이 시작됐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여 본부장 등 정부 당국자들도 20일부터 본격적으로 미국으로 달려가 미 정부 고위 관계자와 공식·비공식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한국이 준비한 협상안 중 농·축산물 비관세 장벽을 둘러싸고 미국 측이 협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며 애초 23일 예정됐던 한미 재무·통상 수장의 2+2 협의가 무산됐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한국은 협상안을 급하게 수정해 트럼프 대통령과 관세 협상 카운터파트 등의 동선을 따라가며 협상을 벌였다. 수정된 협상안에는 농산물 비관세 장벽 완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29일 한미 산업장관 협상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한미 산업장관은 이르면 29일 워싱턴DC에서 다시 만나 수정된 협상안을 놓고 협상을 재개할 전망이다. 이날 출국한 구 부총리와 조현 외교부 장관도 31일 베선트 재무장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을 만나 관세 협상 타결을 우회 지원한다.

한국은 1000억 달러 이상의 대미 투자와 조선업 협력 등의 협상 카드를 내밀어 미국의 관세 인하를 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러트닉 장관과의 25일 뉴욕 자택 협상에서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을 담아 마스가(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 사업을 제안했다.

문제는 한미 양국의 협상 기준이 다르다는 점이다. 한국은 경제 규모를, 미국은 무역흑자 규모를 내세우고 있다. 한국은 일본보다 경제 규모가 한국이 작아 대미 투자 규모를 일본보다 낮추려고 하고 미국은 일본,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과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은 각각 1조8697억 달러, 4조262달러로 2.15배 차이 나는 반면, 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각각 660억 달러, 685억 달러로 큰 차이가 없다.

한국이 대미 상호관세를 예고한 25% 이하로 낮추지 못하면 한국 경제는 작지 않은 충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대미 최대 수출품인 자동차의 경우 최대 경쟁국인 일본이 관세를 15%로 조정했고 한국만 그대로 25%를 적용받으면 가격 경쟁력 하락, 현대차·기아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다. 이는 곧 부품사, 해운업 등에도 영향을 끼쳐 고용 악화 등의 최악의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당장 올 2분기(4~6월)부터 국내 자동차 업계 수익 악화가 현실화하고 있는데, 격전지인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등에서 한 번 밀리면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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