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왼쪽)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에 참석해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임 의원이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나”라고 묻자 김 총리는 “생각이 없다”고 재차 밝혔다. 뉴시스
여야는 15일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대정부질문에서 이른바 ‘내란 청산’과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문제 등을 두고 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을 겨냥해 “내란 잔적들, 내란 좀비들이 극우적 망동과 행동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공세를 폈다. 반면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내 강경 세력들이 계속 (국민의힘에 대한) 내란 몰이를 통해 심리적 내전을 조장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 與 “내란 좀비” vs 野 “李정부 독재화”
민주당 박성준 의원은 이날 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내란 좀비들이 모든 권력, 검찰, 경찰, 윤석열 정권의 내각과 군대 그리고 국민의힘, 사법부까지 침투해서 똬리를 틀고 있다”며 “솎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겨냥해 “윤석열의 탈옥을 도왔다”며 “내란에 가담한 이들을 확실하게 단죄하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이해식 의원은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 해산을 거론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은 아직도 ‘윤 어게인(again)’을 외치며 내란 우두머리의 귀환을 획책하는 국민의힘 내의 내란 잔존 세력을 스스로 뿌리 뽑지 않으면 안 된다”며 “국민의힘 해산으로 얻어지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해산에 따른 사회적 손실을 압도하고도 남는 정당 해산의 길로 귀결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 의원의 관련 질의에 “추후 여러 가지 사건이 종료된다면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겠다”고 답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독재화”라며 날을 세웠다. 임이자 의원은 “지금 민주당이 언론 때려잡기, 검찰 해체, 사법부 흔들기, 각종 개악을 동시다발적으로 벌이고 있다”며 “지금 민주당이 시급히 해야 할 일은 바로 이재명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 의원의 발언에 민주당 측에선 “대선 불복”이란 고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같은 당 신성범 의원은 “내란이 진행 중인 것이 아니라 이재명 정부, 민주당 정권의 독재화가 진행 중”이라며 “내란특별재판부는 너무나 명백한 위헌이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도 내 뜻대로 하겠다라는 삼권분립을 훼손하는 것이야말로 기본적인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의원이 “비상계엄이 내란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형사재판의 결과를 봐야 한다”고 말하자, 여야 의원들은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보완수사권 등 검찰개혁도 화두에 올랐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에 대해 “검찰이 보완수사를 통해 (사건을) 인지하거나, 새로운 사건 수사를 개시하는 것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검찰이 반드시 보완수사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보다는 검찰이 기소 후 공소유지를 잘하고 입증을 잘해서 유죄 판결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野, 대통령실 겨냥 “반헌법적”
국민의힘은 대통령실이 여당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대해 “이유를 돌이켜 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점에 아주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반헌법적”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재판을 위해 대통령이 현직 대법원장을 향해 사퇴하라고 외치는 민주당의 저열한 목소리에 원칙적으로 공감한다고 표현했다면 명백한 탄핵 사유”라며 “사법부 독립을 위해 임기가 보장된 대법원장을 향해 내 사건을 유죄로 판결했으니 당신은 물러나라고 하는 게 반헌법적이 아니면 도대체 뭐가 반헌법적인가”라고 지적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 자기 범죄 재판 막으려고 대법원장 내쫓는 게 가능할 것 같냐”며 “대통령이 자기 범죄 재판 막기 위해 대법원장 쫓아내는 것은 중대한 헌법 위반이고 탄핵 사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의원도 대정부 질문에서 “자기에게 불리한 재판을 했다고 대법원장 물러나라는 정권은 보다 보다 처음 본다”며 “대통령이 대놓고 헌법을 부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곽규택 의원도 “헌법상 임기가 보장된 대법원장에게 사퇴하라는 것이 삼권분립의 붕괴를 의미하는 거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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