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5.10.29.
대통령실은 7일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담은 관세·안보 ‘조인트 팩트시트(joint factsheet·공동 설명자료)’에 대해 “안보 분야에서 일부 조정이 필요해 얘기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내 일부 부처가 한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원잠)과 우라늄 농축·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등이 담긴 팩트시트 발표에 제동을 걸었다는 것. 관세에 이어 안보 협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에서 문건을 검토하면서 의견을 추가로 수렴하는 작업을 하느라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발표가) 언제가 될지 특정해 말하기 조심스럽다”고 했다. 이어 “우리 입장을 관철할 수 있도록 계속 협의해 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당초 한미는 4일 팩트시트를 발표하려 했으나 미국에서 관계 기관의 이견 등 의견 수렴 필요성을 이유로 발표를 연기하자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원잠과 원자력 협정 문제 등을 두고 핵 비확산 정책을 주도하는 에너지부 등 일부 기관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원잠을 승인한 데 대해 “논의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한국에서 짓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잠 선체 건조 장소를 미국의 필리조선소로 거론한 데 대해선 “정상 간 대화에서는 한국에서 짓는 것으로 논의한 사안”이라며 “원자로도 우리가 개발해 장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 “원잠 한국서 건조, 한미 정상 논의한 사안”
당초 주내 발표 예정 팩트시트 지연 원자력협정 개정, 美 부처 내 이견 10일 李대통령-총수 회동도 연기
“지금까지 관세 분야가 문제시되는 건 없다. 안보 분야에서 논의가 다시 열리는 상황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7일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joint factsheet·공동 설명자료)’ 협의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승인한 한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원잠) 도입 관련 팩트시트 문안을 두고 미국 내 관계 기관 검토가 길어지면서 그동안 관세 분야와 비교해 순조롭게 진행됐던 안보 분야 협의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이번 주 발표를 점쳤던 대통령실 내 기류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7일 팩트시트 협의 상황에 대해 “표현을 주고받는 단계까지 가 있지 않다”면서 “우리 주장대로 종래로 돌아간다는 결정이 나오면 기존 문안이 있어 (발표가) 빨리 될 수 있다. 그런데 새 문안으로 하면 (빨리) 안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당초 팩트시트엔 지난달 29일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원잠 도입과 한국의 ‘우라늄 농축·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를 미국이 지지한다’는 취지의 문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이 한미가 추진한 4일 팩트시트 발표 전 관계 기관의 이견에 따른 검토를 위해 발표 연기를 요청했고, 아직 미국 측의 의견을 주지 않고 있다는 것. 향후 미국이 핵 비확산을 담당하는 에너지부 등의 우려를 반영해 원잠과 원자력 협정 관련 문안에 대한 구체적인 수정을 요구할 경우 한미 간 협의가 새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관계자는 “상황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예측할지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당초 5일로 예정됐다가 10일로 순연된 이재명 대통령과 주요 기업 총수들과의 간담회도 팩트시트 발표 지연으로 또다시 연기됐다.
대통령실은 한미 정상회담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원잠 건조 장소로 미국 내 필리조선소를 거론한 것과 관련해 “정상 간 대화에서는 한국에서 짓는 것으로 논의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필리조선소를 언급하자 “한국 조선소도 훌륭하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건조하는 대형 원잠은 한국 상황에 적절하지 않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90% 농축 우라늄을 (연료로) 쓰는 버지니아(7800t급)는 미국이 대양을 가로지르며 핵무장해 쓰는 공격형 잠수함”이라며 “우리 실정에 맞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영국, 호주와 맺은 ‘오커스(AUKUS)’ 협정에 따라 호주에 버지니아급 잠수함을 판매하기로 한 것을 두고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이) 원자로를 개발하면 거기에 맞는 농도의 핵연료를 미국에서 받는 것”이라며 “20% 이내 (저농축 우라늄) 모델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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