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최고위 친청-반청 ‘합당’ 충돌
이언주 “대권 욕망 표출” 鄭 직격
친청 문정복, ‘비명횡사’ 빗대 경고
與초선들 “합당 논의 중단” 뜻 모아
鄭 “당원들이 가라는 곳으로 갈 것”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오른쪽)가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중에 이언주 최고위원이 정 대표를 응시하고 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합당 논란과 관련해 이 최고위원이 “고대 로마에서는 2인자, 3인자에 의한 반란이 빈번했다”고 정 대표를 직격하면서 공개 설전이 벌어졌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을 두고 2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친청(친정청래)계와 반청(반정청래)계가 서로를 향해 ‘반란’, ‘심판’ 등의 말폭탄을 주고받으며 공개 충돌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간 ‘밀약설’이 제기되는 등 합당 문제가 8월 선출되는 차기 당 대표와 이후 2030년 대선 구도와 연계된 계파 갈등으로 확전되면서 당 내홍이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는 것.
정 대표 측이 전 당원 투표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합당 논의는 이번 주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 민주당 의원 162명 중 68명에 이르는 초선 대다수가 “합당 논의는 중단돼야 한다”고 공개 반대를 선언하고 나섰다. ‘1인 1표제’ 도입을 위한 당헌 개정안의 3일 중앙위원회 통과 여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반청 “이재명당을 정청래당으로 전환 시도”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고대 로마에서는 2인자, 3인자에 의한 반란이 빈번했다”고 정 대표를 정조준했다. 이 최고위원은 “최근 상황을 보면 고대 로마가 생각난다. 하늘 아래 2개의 태양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진리”라며 “이 사안의 정치적 본질은 대통령 임기 초반에 2인자, 3인자들이 판을 바꾸고 프레임을 바꿔 당권과 대권을 향한 욕망, 본인들이 간판이 되려는 욕망이 표출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기 합당은 민주당의 주류 교체 시도이자, 이재명의 민주당을 정청래·조국의 민주당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고 보인다”고 했다. 정 대표의 합당 제안이 이 대통령을 향한 반란이라는 것이다.
이에 친청 문정복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이 당 대표를 하던 시절이 기억난다”며 “의총이고 최고위원회의고 공개적인 자리에서 대표를 앞에 앉혀 놓고 모진 말을 쏟아냈던 사람들, 그 사람들 지금 어디 있나. 당원들이 다 심판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이른바 ‘비명횡사’(비이재명계 공천 불이익) 공천 등을 빗대 반청계에 대한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문 최고위원은 “당 대표는 개인이 아니다. 당원들의 총의로 만들어진 대표”라며 “공당의 대표가 제안한 내용을 가지고 이렇게 공개적인 석상에서 모욕에 가까운 이야기를 하는 것은 당인의 자세는 아니다”라고 했다.
정 대표는 설전이 끝난 뒤 발언에 나서 “당원들에게 길을 묻고, 당원들이 가라는 곳으로 가겠다”며 합당 추진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4일 최고위에서 당원 의사를 묻는 절차를 보고받고 논의한 후 전 당원 투표 일정도 정할 것”이라며 “정책 의원총회, 17개 시도당 당원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 민주당 의원 3분의 1 이상이 합당 반대
최고위원회의 직후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는 비공개회의를 열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내놨다. 68명 중 42명이 참석했고, 불참자 26명 중 17명은 의견을 위임한 가운데 참석자 대부분이 합당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초 대표인 이재강 의원은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대체적 의견은 지금 합당 논의는 중단돼야 한다. 또 일부 의견들은 지방선거 이후로 제대로 된 논의를 거쳐서 합당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며 “일부 아주 극소수는 정 대표를 도와서 논의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최근 민주당 내에선 합당 반대 의견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초선 의원들에 앞서 합당 반대 의견을 밝혔던 재선 및 중진 의원은 16명이다. 민주당 의원 162명 중 3분의 1 이상인 60∼70명이 합당 추진에 제동을 건 것. 초선 의원 다음으로 수가 많은 민주당 재선 의원(44명)들도 조만간 회동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국혁신당은 “이재명 정부를 함께 세운 우당을 제멋대로 활용하지 말아 달라”며 민주당 내 계파 갈등에 조국혁신당이 말려들고 있는 데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조국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내부에서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비전과 정책을 놓고 벌어지는 생산적인 논쟁은 아닌 것 같다”며 “조국혁신당을 공격한다고 해서 민주당의 내부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합당에 대한 의견이 다를 수 있다”며 “(합당을) 제안한 민주당 안에서 결론을 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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