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李대통령에 “선거법-법원조직법 처리 심각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4일 1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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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취임선서뒤 여야 대표와 ‘비빔밥 오찬’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제21대 대통령 취임 선서를 마친 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25.6.4/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제21대 대통령 취임 선서를 마친 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25.6.4/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첫날인 4일 우원식 국회의장, 원내 정당 대표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오찬 메뉴로는 통합의 의미를 담은 ‘비빔밥’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양보할 건 하고 타협하겠다”며 야당 대표들에게 “잘 모시겠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여당의 입법 드라이브를 언급하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약식 취임식인 ‘취임선서’ 행사를 마친 뒤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오찬을 가졌다. 오찬에는 우 의장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김용태 위원장,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 개혁신당 천하람 대표 권한대행,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등이 참석했다. 우 의장은 모두발언에서 식사 메뉴인 비빔밥을 소개한 뒤 “재료는 경기, 강원, 충청, 영남, 호남, 제주 재료를 골고루 사용했다”며 “이 상차림처럼 지역과 세대, 계층 다양한 의견이 모두 다 대한민국”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께서 여러 가지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며 “정치가 국민 어려움을 해소하고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본연의 역할을 잘하길 기대한다. 저부터 잘해야 하겠죠”라고 했다. 이어 “천 대표와 김 위원장도 잘 모시겠다. 자주 뵙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모든 것을 혼자 다 100% 취할 수는 없다”며 “양보할 건 하고 타협할 것은 타협해 가급적 모두가 동의하는 정책들로 국민이 나은 삶을 꾸리게 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말했다. 또 “적대, 전쟁과 같은 정치가 아닌 서로 대화하고 인정하고 실질적으로 경쟁하는 정치가 되길 바란다”며 “자주 연락할테니 시간을 내달라”고 했다.

뒤이어 자리에서 일어난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이) 오찬 자리를 마련한 것은 본인이 경험해보지 못한 부분을 아마 이번에 좀 바꿔보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 3년간 영수회담이 한 차례밖에 열리지 않은 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원내대표는 “행정부, 대통령과 입법부 사이의 원활한 소통에 대한 결핍·부족함을 많이 느끼지 않았을까(생각한다)”라고도 했다. 이어 “잘 화합해야 하는 데 ‘유쾌’해야겠죠? 그래서 비빕밥에 꼭 ‘육회’가 들어가 있으면 좋겠다. 함께 어우러져서 비빔밥처럼 유쾌한 정치를 국민과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화기애애하던 분위기는 김 위원장이 민주당의 ‘입법 드라이브’를 겨냥하며 일순간 가라앉았다. 김 위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취임 축하 인사를 건넨 뒤 작심한 듯 “제 생각에는 국민 통합이라는 것은 진영간의 깊을 골을 메우기 위해 서로 우려하는 바를 권력자가 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점에서 여당이 본회의에서 처리하려고 하는 공직선거법·법원조직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는 매우 심각히 우려되고 있다”며 “대통령과 여당이 민주주의 핵심 가치인 비례적 대표성을 인정하고 상생의 정치를 위해 이를 활용한다면 국민의힘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법관 증원법’을 의결할 방침이다. 또 공직선거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천 대표 권한대행도 “기대와 함께 우려를 갖고 계시는 국민들도 적지 않게 계실 것”이라며 “많은 국민들께서 우려를 가지고 계시는 사법부에 관한 문제들, 특히 대법원 대법관 증원을 포함한 법치주의와 삼권분립에 관한 문제들은 충분한 반대의견도 들으시면서 신중하게 추진해 주시기를 다시 한 번 부탁드리겠다”고 했다.

#취임식#대법관 증원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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