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장동혁 vs 안철수·조경태…전대 앞두고 ‘말폭탄’ 난무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1일 11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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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탄핵찬성 내부총질 세력 더 못봐”
안철수 “김문수, 친길 당대표 되려는 거냐”

국민의힘이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한길 씨 입당과 인적 쇄신 등을 두고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한 당권 주자들은 ‘극우’ ‘내부총질 세력’ ‘비정상’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일제히 서로를 겨냥했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 국면에서 ‘찬탄’(탄핵 찬성)파와 ‘반탄’(탄핵 반대)‘파로 충돌했던 당이 또다시 분열한 모습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 2025.07.21. 뉴시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 2025.07.21. 뉴시스
국민의힘 재선 장동혁 의원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연일 내부 총질자들에 의해 당이 온통 극우 프레임에 빠지고 있다”며 “반드시 당 대표가 돼 당과 당원을 모독한 자들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낡은 언론매체와 탄핵에 찬성했던 내부 총질 세력이 탄핵에 반대했던 수많은 국민과 국민의힘 그리고 나를 극우로 몰아가는 꼴을 더이상 지켜볼 수 없다”며 “이 싸움에 주저하지 않고 당당하게 나설 것”이라고 했다. 최근 당 혁신위원회는 장 의원을 ’1차 인적 쇄신‘ 대상으로 지목한 가운데 장 의원은 이에 맞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이달 혁신위를 출범시켜 쇄신의 길을 걷겠다고 했으나 친윤(윤석열)계 등의 반발로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또 ’윤 어게인‘과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한국사 강사 출신 전 씨가 입당한 뒤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내비치며 당내 혼란이 더해지고 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날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자유 대한민국의 근간이 위협받는 위기에서 우리 당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전 씨의 입당을 두고 당내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이미 당에 입당했고 입당 절차에 하자는 없다”며 전 씨 등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7.21/뉴스1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7.21/뉴스1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극단과의 절연, 비정상에서 정상으로의 회귀는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돼야 한다”며 “다시 국민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길은 ‘해체 수준의 혁신, 환골탈태 수준의 개혁’뿐”이라고 강조했다. 전 씨까지 안고 가야 한다는 김 전 장관에 대해선 “친길 당대표가 되려고 하시는 거냐”고 쏘아붙였다. 이어 “윤어게인, 부정선거, 계몽령을 옹호하는 사람들까지 당을 열어 수용하자고 했다”며 “혁신도, 극단세력과의 결별도, 어느 것 하나 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일갈했다. 당원에겐 “당의 파멸을 막아달라”고 당부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8·22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7.21/뉴스1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8·22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7.21/뉴스1
같은 당 6선의 조경태 의원은 “낡은 이념에 사로잡힌 극우·극단세력과 완전히 결별하겠다”며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그는 “지금 우리 당은 해체 수준에 놓여있다. 이번 전당대회는 과거를 반성하고, 성찰할 수 있는, 국민들이 주신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감한 인적 청산만이 국민의힘이 다시 사는 길”이라며 “당과 보수 진영을 위기에 빠트리고 여전히 기득권을 움켜쥐고 있는 당내 구태세력들을 읍참마속하지 않으면 우리 당과 보수의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한 친윤 등 당내 구주류를 겨냥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내달 22일 충북 청주시 청주오스코에서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현재까지 장 의원을 비롯해 안철수 의원과 김문수 전 대선 후보 등이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아직까지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은 한동훈 전 대표는 20일 “우리의 주인인 국민과 당원을 위해 국민의힘이 극우정당의 길로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최근 유승민 전 의원과 안 의원을 잇따라 만나 ‘당 극우화’에 대한 우려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전당대회 과정에서 탄핵을 찬성해 온 한 전 대표와 안 의원 등의 전략적 연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전당대회#극우#친윤#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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