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의원(왼쪽 사진 왼쪽)이 24일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안 의원은 오 시장과 인적 쇄신 등 당 혁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오른쪽 사진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올 4월 10일 국회에서 이동하는 모습. 한 전 대표는 24일 당 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뉴시스·뉴스1
국민의힘이 인적 쇄신 등 혁신안을 두고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당 개혁파 진영에서 ‘반(反)극우’를 고리로 공동 전선 구축에 나서고 있다. 중도·개혁 성향이라는 공통점에도 서로 다른 정치적 입지로 각기 다른 행보를 걷던 중량급 인사들이 최근 당 우경화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기 위해 잇달아 회동에 나선 것. 이들은 당에 쓴소리를 앞다퉈 쏟아내며 8·22 전당대회를 ‘개혁 대 반개혁’ 구도로 부각하고 있다. 반면 구주류 및 반탄(탄핵 반대) 진영의 당권 주자들은 “내부 총질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각을 세우며 당심 규합에 먼저 나서는 모양새다.
● 안철수 만난 오세훈 “파부침주 각오 필요”
개혁 진영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24일 오찬 회동을 갖고 당 쇄신 방안을 논의했다. 오찬 뒤 안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이 혁신해야만 당원조차 등을 돌리고 쳐다보지 않는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는 말을 나눴다”고 밝혔다. 오찬 직전 오 시장도 페이스북에서 “정권 실패와 대선 패배에 책임 있는 분들이 물러서야 할 시점”이라며 “혁신에는 파부침주(破釜沈舟·결사적으로 적과 싸우겠다는 결의)의 각오가 필요하다”고 친윤(친윤석열)계 등 구주류를 정면 겨냥했다.
이번 만남은 개혁 인사들의 연쇄 회동 흐름 속에서 이뤄졌다. 앞서 한동훈 전 대표는 안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을 각각 일대일로 만났고,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6선 조경태 의원도 박형준 부산시장과 오 시장을 25, 27일 각각 만난다.
당의 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안 의원, 오 시장, 유 전 의원, 한 전 대표가 잇따라 회동한 건 이례적이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이들 모두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유권자를 정치적 기반으로 하고 있는 인사들로 그동안 경쟁 관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6·3 대선 패배 이후 당이 혁신 갈피조차 잡지 못하는 데다 당 지지율이 20%를 밑도는 상황이 고착되자 혁신 공동 전선을 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전국지표조사(NBS)(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17%를 기록해 이 조사가 시작된 2020년 이후 가장 낮았다.
● 불출마 선언한 한동훈 “개혁연대로 전진”
다만 한 전 대표는 이날 “기득권 다툼 대신 현장에서 국민과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치를 하려 한다”며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대신 그는 “최근에는 혁신을 거부하는 것을 넘어 이참에 우리 당을 극우화하려는 퇴행의 움직임도 커졌다”며 “퇴행 세력들이 ‘극우의 스크럼’을 짠다면 우리는 ‘희망의 개혁연대’를 만들어 전진해야 한다”고 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들은 모두 대권 꿈이 있어 ‘물리적 결합’이 당장 이뤄지는 건 쉽지 않겠지만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 혁신을 바라는 당원과 국민들을 연합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에 찬성표를 던졌던 초선 주진우 의원도 이날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계엄을 옹호하거나 전직 대통령의 복귀를 주장하는 것은 우리 당의 확장성을 스스로 가두는 것”이라고 밝혔다.
구주류 지원이 있을 것으로 관측되는 당권 주자 장동혁 의원은 보수 선명성 부각에 집중하고 있다. 장 의원은 전날 “‘극우’라는 못된 프레임으로 극우 몰이를 용납할 수 없다. 이재명 정부와 싸우겠다”고 밝혔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도 세종시에서 청년·당원간담회를 열고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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