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뒤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하와이에 체류했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7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발언하고 있다. 2025.06.17. [인천공항=뉴시스]
혁신 논의가 공전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에서 2021년 대선 후보 경선 종교 개입 의혹이 재점화하고 있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신천지 신도 10여만 명이 국민의힘 책임당원으로 가입해 윤석열 전 대통령을 도왔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당내에선 쇄신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각종 악재만 터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홍 전 시장은 26일 “특검 수사가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로 초점을 둔 것은 윤석열 정권 출범의 정당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홍 전 시장은 “당시 윤 전 대통령 측 (경선 캠프) 총괄본부장으로 지휘하던 권성동 의원이 당원 투표에서 압승한다고 큰소리친 배경이 신천지, 통일교 등 종교집단 수십만 명의 책임당원 가입이 그 원인이었다는 걸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이 경선에서 홍 전 시장을 이길 수 있었던 건 신천지와 통일교 신도들의 조직적 입당 등 지원이 있었다는 취지다. 더불어민주당도 당시 같은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종합지원본부장을 맡았던 권 의원은 반박했다. 그는 “(2021년 대선 후보) 경선 기간 동안 특정 종교와 결탁해 조직적인 투표 독려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며 “특정 종교집단의 개입이 있었다는 주장은 본인의 부족으로 인한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는 분열적 망상”이라고 했다.
그러자 홍 전 시장은 2022년 8월경 이만희 신천지예수교(신천지) 총회장을 만난 사실을 밝히며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이 총회장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지난 대선 후보 경선 때 신천지 신도 10여만 명을 국민의힘 책임당원으로 가입시켜 윤 전 대통령을 도운 건 검찰총장 시절 코로나 사태 때 신천지 압수수색을 두 번이나 청구 못 하게 막아 주어 그 은혜를 갚기 위해서’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총회장이) ‘지금도 그 신도 중 상당수는 그 당(국민의힘)의 책임당원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며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모골이 송연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입당 의혹은 실체가 확인되지 않고, 확인하기도 어렵다”면서 “혁신안 논의가 산으로 가며 내홍이 깊어지는 가운데 당에 부담이 되는 의혹이 재점화됐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당권 주자인 장동혁 의원은 31일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 등이 진행하는 토론 방송에 출연할 계획이다. 김문수 전 대선 후보는 출연 제의를 받았으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에서 전 씨에 대한 징계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장 의원이 강성 보수층 결집을 노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