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법사위원장? 野 백번 천번 요구해도 못줘”…후임 추미애 내정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6일 1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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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 내정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식 차명계좌 거래’ 의혹으로 탈당한 이춘석 의원을 제명하고 추미애 의원을 법사위원장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2025.8.6 (서울=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차명 주식 거래 의혹이 불거진 이후 법제사법위원장직을 내려놓은 이춘석 의원을 대신해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추미애 의원(6선·경기 하남갑)을 차기 법사위원장에 내정했다. 국민의힘은 “진정한 반성과 책임은 법사위원장을 야당에 돌려주는 것”이라며 공세를 펼쳤지만 민주당은 “백번, 천번 요구해도 줄 수 없는 자리”라고 일축했다. 차질 없는 개혁 입법 추진을 위해 법사위원장 자리만큼은 야당에 내줄 수 없다는 취지다. 국민의힘에선 “무난한 이 의원이 떠나니 더 강성인 추 위원장이 나타났다”는 반응도 나왔다.

● 민주당 “秋, 검찰개혁 노련하게 이끌 것”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6일 “특별하고 비상한 상황인 만큼 일반적인 상임위원장 선발 방식에서 벗어나 가장 노련하고, 검찰개혁을 이끌 수 있는 추 의원께 법사위원장직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통상 지도부나 장관 출신인 의원들은 상임위원장 인선에서 제외하지만 위기 상황인 만큼 이 같은 고려를 배제했다는 것이다. 당내 최다선(6선)인 추 의원은 당 대표와 법무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당 지도부가 갑작스러운 법사위원장 공석 사태에서 흔들림 없는 개혁 추진을 할 인물이 필요했다”며 “당내 혼란도 잠재우기 위해 누구도 이견 없을 개혁 적임자를 서둘러 낙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내 강경파로 꼽히는 추 의원의 내정으로 민주당의 입법 추진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추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첨예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한몸에 받으며 22대 상반기 국회에서 유력한 국회의장 후보로도 거론됐지만, 당내 경선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패배하는 쓴맛을 보기도 했다. 이후 조용한 행보를 거듭하던 추 의원이 다시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이다. 민주당은 21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추 의원의 법사위원장 선출을 표결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도 법사위 절차에 앞서 ‘추석 전 검찰개혁 완수’ 스케줄을 차질 없이 진행하는 분위기다. 당 검찰개혁특별위원회는 이날 출범식을 연 이후 1차 회의를 진행했다. 위원장을 맡은 민형배 의원은 “검찰청은 역사박물관으로 보내고, 검찰청에 집중됐던 권한을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으로 나누겠다”며 보완 수사권도 완전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특위는 이날 회의를 시작으로 7일에는 당정대(여당·정부·대통령실) 실무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어 전문가 공청회, 유관단체 간담회 등 총 7차례 회의를 거쳐 다음 달 초 최종 결과물을 내놓은 다음 당론화한 법안도 다음 달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野 “법사위원장 넘겨야” 반발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직을 야당에 넘겨야 한다”며 반발했다. 거대 여당의 입법 독주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법사위원장직을 맡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민주당 입장에선 신속한 개혁 입법 처리를 위해 법사위원장을 내줄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맡았던 21대 국회에서 본회의 직회부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등을 활용해 법사위를 우회했지만 본회의 직회부를 하더라도 최소 90일, 패스트트랙의 경우 최장 330일이 걸린 경험이 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진정한 반성과 책임은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 독식의 폐단을 깨닫고 법사위원장직을 원내 2당에 돌려놓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는 “6선 의원이자 당 대표, 전직 법무부 장관에 상반기 국회의장 경선까지 한 사람이 3선이 주로 맡는 법사위원장을 맡는다니 그 이유가 자못 궁금할 뿐”이라며 “하반기 국회의장 자리라도 약속받았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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