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경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경주=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한중 양국은 1일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70조 원(약 4000억 위안) 규모의 원-위안화 통화스와프 계약서를 체결했다. 또 양국 경찰이 초국가 스캠 범죄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 범죄 대응 공조 등 6건의 양해각서(MOU)도 맺었다. 대통령실은 “양 정상은 시대 변화에 발맞춘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성숙한 발전을 추진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한중 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한중 관계 발전에 부침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한중 공동의 역사적인 경험과 양국 모두의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호혜적인 협력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날 한중 MOU 및 계약 교환식에서 양국 중앙은행은 5년 만기 70조 원 규모의 원-위안화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었다. 대통령실은 “양국 금융, 외환시장의 안정과 교역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중 호혜적 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장기적 방향성을 설정하는 ‘2026∼2030년 한중 경제협력 공동계획’,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분야 협상의 실질적 진전을 통한 경제 협력 제도적 기반 마련을 뒷받침하는 ‘서비스무역 교류·협력 강화’ 등 MOU 6건도 체결됐다.
다만 이날 회담에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해제와 관련해선 뚜렷한 진척이 이뤄지지 않았다. 위 실장은 “서로 문화를 교류하자는 공감대는 있었다”면서도 “국내 법적인 규정도 있고 해서 완벽하게 얘기가 되지는 않았다”며 조율해 나가겠다고 했다.
한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이날 한중 국빈만찬에 참석한 뒤 “이 대통령, 시 주석과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장이 잠시 얘기를 나누다가 시 주석이 베이징에서 대규모 공연을 하자는 제안에 호응해 왕이(王毅) 외교부장을 불러 지시하는 장면이 연출됐다”며 “한한령 해제를 넘어 본격적인 K문화 진출의 문이 열리는 순간이 아닐까 기대한다”고 했다.
이에 대중문화교류위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시 주석과 박 위원장의 대화는 공식 외교행사에서 서로 인사를 나누며 건넨 원론적 수준의 덕담이었다”며 “이에 대해 과도하게 해석하는 것은 조심스럽고, 성급하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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