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美싱크탱크-국방부 “中, 대만 침공시 한반도 확전” 도상훈련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1일 03시 00분


“개전초 주한미군 군수품 대만 지원
中, 후반엔 한반도 군사개입 정당화
北은 韓공군기지에 저위력 핵 공격”

ⓒ뉴시스
미국 싱크탱크가 미 국방부가 참여한 가운데 2030년 중국의 대만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한반도로 확전되는 시나리오를 가정한 도상훈련(Table-Top Exercise·TTX)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훈련 시나리오엔 주한미군이 대만 상황에 개입할 경우 중국이 한반도를 타격하겠다고 위협하는 상황도 상정됐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를 시사하는 상황에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가 한반도 안보 상황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미 행정부 안팎의 위협 인식이 재확인된 것이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Atlantic Council)은 미 국방부 산하 국방위협감축국(DTRA) 지원을 받아 실시한 ‘가디언 타이거’ TTX 보고서를 12일(현지 시간) 공개했다. 20일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대만 침공을 가정한 ‘가디언 타이거 II’ 훈련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서 미중 재래식 전쟁이 발발하고, 중국이 북-중 국경에 자산을 배치해 주일 미군기지를 타격하면서 확전됐다. 보고서는 중국과 미국 연합군 갈등이 고조되고 북-중 간 정보 공유가 이뤄지면서 “북한이 훨씬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북한은 주한미군 주요 시설에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하고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공약을 시험하기 위한 핵실험도 감행했다. 한미 연합군의 대북 반격과 중국 개입이 혼재되면서 중국과 한미 간 전투기 교전도 시나리오에 담겼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시나리오 후반부에는 중국이 대만에 대한 지원을 저지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핵무기를 사용한 뒤 북한과의 동맹 조약을 발동해 한반도 군사 개입을 정당화했다. 뒤이어 북한도 한국 공군기지를 겨냥한 저위력 핵 공격을 감행했다.

특히 개전 초기 미중 간 전투가 치열해지면서 미국이 주한미군의 군수품을 대만 전장에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상황도 전개됐다. 다만 중국은 주한미군의 개입을 한국이 억제하지 않으면 주한미군 기지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했고 중국의 이 같은 노력이 성공해 주한미군의 대만 개입과 지원은 한미 간 합의에 따라 제한됐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애틀랜틱 카운슬은 “훈련 결과는 갈등이 고조될 경우 미국이 의도치 않게 북한과 중국을 동맹으로 유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또 보고서에는 ‘북한의 핵 공격은 정권 종말로 이어질 것’이라는 미국의 기존 방침에도 미국이 추가 핵 교전이나 두 개의 전장에 대한 부담 등으로 핵 공격을 결정하는 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담겼다. 훈련에 참가한 미 정부 당국자는 보고서에서 “우리는 국지전이 핵 위협으로 확대되고 본토에 대한 위협이 커지는 지역 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보고서는 “북한과 중국과의 동시 분쟁 위협이 매우 높다는 점을 반영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지휘통제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면서 한미일 대화 등에서 북한과 중국의 동시 위협을 정기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국 싱크탱크#미 국방부#애틀랜틱 카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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