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KF-21 자료 유출’ 印尼와 갈등 봉합…방산협력 재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2일 1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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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빼낸 기술진 5명 기소유예로 종결
공동개발 분담금 납부 등 논의 속도 낼듯

KF-21이 시험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공군 제공) 2025.02.19.
KF-21이 시험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공군 제공) 2025.02.19.
한국에 파견된 인도네시아 기술진이 양국이 공동 개발 중인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관련 자료를 빼내다가 적발된 사건과 관련해 인니 기술진 5명이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빼낸 자료 중 단순 회의 자료 등 외에 중대 기밀이 없어 사실상 형사 처분을 면하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검찰은 방위사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인니 기술진 팀장 A 씨 등 5명에 대해 지난달 말 기소유예 처분했다. 기소유예는 범죄 혐의를 인정하지만 사안의 경중 등을 고려해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형사적 책임을 묻지 않기로 결정하며 지난해 1월부터 1년 반 가까이 진행하던 수사를 모두 종결한 것이다.

이를 두고 수사 장기화로 KF-21 개발에 제동이 걸릴 경우 향후 추가 개발 및 수출 등에 문제가 생기는 등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인니 기술진이 이동식 저장장치(USB) 등에 보관했던 KF-21 관련 자료 중엔 매일 진행되는 회의 자료 등 외에 민감한 기밀이 없다는 점도 참작된 것으로 보인다.

그간 KF-21 공동개발국인 인니 정부는 자국 기술진 5명에 대한 한국 사법당국의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추가 논의를 이어갈 수 없다는 입장을 여러 루트로 우리 정부에 전해왔다. 인니는 지난해 5월 재정적 어려움 등으로 KF-21 공동개발 분담금을 당초 계약 금액의 3분의 1가량인 6000억 원만 내는 대신 기술 이전도 그 정도만 받겠다고 제안했고, 우리 정부는 이를 받아들인 바 있다. 현재 6000억 원 중 남은 분담금은 2000억 원이다. 인니는 이를 올해와 KF-21 개발이 마무리되는 내년에 나눠 낸다는 계획이었으나 기술진 수사가 장기화되고 이들의 출국이 금지된 것 등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양국 간 분담금 납부 논의는 물론 기술 이전, 인니의 KF-21 구매 등의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1년 넘게 끌어온 인니 기술진에 대한 수사가 종결되고 이들이 자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면서 양국의 공동 개발 관련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런 수사 결과를 들고 이달 중순을 전후해 인니를 직접 방문해 남은 분담금 납부 문제 등의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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