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9·19합의 이후 서북도서 해병대, 혈세 130억 들여 파주-포항 등 타지 훈련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4일 1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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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26일 인천광역시 옹진군 연평도의 한 해병대 포 사격훈련장에서 스파이크 미사일 훈련을 하고 있다. 해병대는 포사격 훈련을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이 전면 중단된 이후 연평도와 백령도에서 포사격 훈련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연평도=뉴시스

9·19 남북군사합의로 사격훈련이 중단된 해병대 서북도서 부대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약 130억 원의 혈세를 투입해 다른 지역에서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의힘에선 “문재인 정부의 무리한 합의 추진으로 세금 낭비는 물론 병력의 피로도까지 심화되어 안보에 심각한 차질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14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백령도 등에 위치한 해병대 서북도서 부대는 9·19 합의가 발효된 2018년 8회에 걸쳐 경기도 파주시와 경북 포항시 등으로 이동해 훈련을 하기 시작했다. 이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16회의 훈련을 파주와 포항은 물론 경북 울진군과 경기도 연천군 등으로 이동해 진행했다. 2023년에도 11회의 훈련을 다른 지역에서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이 타지역으로 이동해 훈련을 진행하며 투입된 예산은 2018년 7300만 원을 비롯해 2019년 19억6000만 원, 2020년 22억3000만 원, 2021년 29억 원, 2022년 32억9000만 원, 2023년 24억5000만 원 등 약 130억 원으로 집계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체결된 9·19 합의에 따르면, 양측은 해상에서 서해 남측 덕적도 이북으로부터 북측 초도 이남까지의 수역, 동해 남측 속초 이북으로부터 북측 통천 이남까지의 수역에서 포사격 및 해상 기동훈련을 중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북도서에 위치한 해병대 부대는 포격 사격이 중단돼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훈련을 실시한 것라는 게 성 의원실 설명이다.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이 6월 12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2025 합동군사우주력 발전 심포지엄’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성 의원실이 최근 국방부에 ‘9·19 합의 효력 정지 이후 당시 국방부의 사격 훈련 재개와 관련한 입장’을 질의했는데, 국방부는 “우리 군은 9·19 합의로 그간 군사분계선 일대 군사훈련이 중단됨에 따라 적 도발에 대비한 태세와 능력 구비에 있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서북도서 부대는 육지로 이동하여 순환훈련을 시행함으로써 K-9 자주포를 비롯한 여러 전투장비들을 선박과 중장비 수송차량을 이용하여 육지의 훈련장으로 이동함에 따라 많은 예산과 노력이 소요됐다”고 답했다. 이어 “지·해상 접적지역도 사격 및 기동훈련이 제한됨에 따라 유사시 적으로부터 방어해야 할 작전지역에서 훈련이 불가하여 현장 즉응태세 유지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했다.

성 위원장은 “서북도서의 배치된 병력과 중장비를 매 훈련 간 선박을 통해 육지 훈련장으로 이동시켜 각종 사격훈련을 진행했기 때문에 실제 작전지역인 도서 지역에 맞춘 훈련과 전투태세 확립을 하지 못했다”며 “장거리 이동에 따른 장병 피로도 누적도 심각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방부는 ‘9·19 합의로 그간 적 도발에 대비한 태세와 능력 구비에 있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국회에 답변했다”라며 “전 정부에서 재개된 접적 지역 실전적 사격훈련을 앞으로 정례화해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9·19 남북군사합의#해병대 서북도서 부대#사격훈련 중단#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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