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특검 수사]
김건희 일가 양평 땅 의혹 불거지며… 투자 못받자 차명회사에 지분 넘겨
‘차명’ 드러난뒤 다시 ‘친한 형’에 매각
특검, 김건희 인맥 활용 여부 등 조사
김건희 여사의 ‘집사’로 알려진 김모 씨(48)가 ‘대기업 청탁성 투자’ 의혹이 불거진 렌터카 회사의 지분을 위장 처분한 정황이 파악됐다. 김 여사 일가의 양평 땅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기업들의 투자를 받기 어려워지자, 자기 지분을 측근에게 넘겨 모면하려 했다는 것이다.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분 매각 대금이 최종적으로 김 씨에게 흘러갔는지, 이를 위해 김 씨가 김 여사와의 인맥을 활용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은 대기업들이 김 여사와 가까운 사이였던 김 씨 관련 업체에 투자하며 ‘오너 리스크’를 해소하려 했는지 수사 중이다. 김 씨가 4.6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렌터카 플랫폼 업체 ‘IMS모빌리티’는 2023년 6월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오아시스)를 통해 카카오와 HS효성 등 대기업의 계열사, 금융권 등으로부터 18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IMS모빌리티의 대표이자 김 씨와 친분이 깊은 조모 씨는 12일 동아일보와 만나 “오아시스의 투자는 김 씨의 (IMS모빌리티) 지분이 전부 청산됐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김 여사 일가가 연루된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김 씨와 김 여사의 관계가 세간에 알려지자 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렸다는 주장이다. 이에 조 씨가 김 씨를 적극 설득해 김 씨가 회사의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지분까지 정리한 뒤에야 투자가 진행됐다는 게 IMS모빌리티 측 해명이다.
하지만 김 씨가 지분을 처분한 대상은 자신이 직접 만든 회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이노베스트코리아’라는 회사를 만들어 자신의 지분 4.64%를 모두 넘겼다. 이후 김 씨는 2022년 8월경 조 씨에게 연락해 “모든 지분을 처분했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조 씨가 확인해 보니 이노베스트코리아의 대표 A 씨는 김 씨의 지인이었고, 회사 지분은 100% 김 씨가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이에 조 씨가 “그건 눈 가리고 아웅 아니냐. 나중에 다 드러날 것”이라고 지적하자 김 씨는 다시 이노베스트코리아의 지분을 사업가 윤모 씨에게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 “관계없다”던 윤 씨, 김 씨의 ‘친한 형’
오아시스는 이노베스트코리아 주주 명부에 김 씨의 이름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본격적으로 투자를 진행했고, 2023년 6월 이노베스트코리아의 지분을 46억 원에 매입하는 등 180억 원 규모의 최종 투자가 이뤄졌다. 오아시스는 최근 입장문을 내고 “거래 당시 이노베스트코리아는 원양어업·냉동냉장보관업을 영위하는 윤 씨가 100% 지분을 보유한 법인으로 김 씨와 무관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윤 씨 또한 김 씨와 가까운 지인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 씨는 평소 윤 씨를 ‘형’이라고 부를 정도로 친한 관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가 지연되며 IMS모빌리티의 사업 자금이 떨어지자 조 씨가 김 씨에게 부탁해 윤 씨로부터 15억 원을 빌린 적도 있다고 한다.
‘김 씨와 무관한 회사’라는 해명과 달리 이노베스트코리아의 대표와 최대주주 모두 김 씨의 측근인 상태에서 지분 매각이 이뤄진 것이다. 이노베스트코리아가 IMS모빌리티 지분을 46억 원에 매각한 뒤, 2024년 5월엔 회사의 대표가 김 씨의 아내 정모 씨로 바뀌기도 했다.
조 씨는 “김 씨와 윤 씨의 사이는 알고 있었지만 (지분 양도 당시) 둘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모른다”며 “이노베스트코리아의 대표가 김 씨의 부인으로 바뀐 걸 알고 나서야 ‘(지분) 파킹’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오아시스 대표 민모 씨는 “김 씨와 윤 씨의 관계는 최근에서야 들어 알게 됐다”고 밝혔다. 김건희 특검은 IMS모빌리티와 이노베스트코리아, 오아시스 및 투자사들의 자금 흐름을 파악 중이다.
구세현 前 웰바이오텍 대표 조사 구세현 전 웰바이오텍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한편 김건희 특검은 13일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이기훈 웰바이오텍 회장 겸 삼부토건 부회장과 구세현 전 웰바이오텍 대표를 불러 삼부토건 측과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속이는 등 시세 조종에 가담했는지 조사했다. 또한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윤석열 정부 초기 브로커로부터 특정 검사의 인사 청탁을 받은 문자메시지 기록도 확보했다. 문자에는 검사의 이름, 생년월일과 함께 “양청 드립니다”라는 표현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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