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휴전선 군사훈련 중지 우선 검토… 軍 “정찰 중단은 단계적으로”

  • 동아일보

[정부, 9·19 합의 조기 복원 가닥] 文정부때 적대행위 금지 ‘9·19 합의’
尹정부서 효력정지, 다시 복원 추진… 4월 트럼프 방중 앞 대북 유화책
‘무인기 北침투’ 사건 합의 변수로
“전면복원” vs “속도조절” 의견 갈려

2018년 9월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진행된 남북 군사분야 합의문 서명을 지켜보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2018년 9월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진행된 남북 군사분야 합의문 서명을 지켜보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정부가 새해 들어 9·19 남북 군사합의 복원 검토에 속도를 내는 것은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등을 앞두고 대남 적대 인식을 노골화하는 북한의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선 선제적인 대북 유화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9·19 남북 군사합의의 복원 필요성에 대해선 이미 정부 내 공감대가 있는 만큼 복원 범위에 대한 결정이 내려지면 이달 중에라도 9·19 합의 전격 복원에 나설 수 있다는 것. 다만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국의 무인기 침투를 주장하며 정부의 조치를 요구한 것이 9·19 합의 복원 논의의 변수로 떠올랐다는 지적이다.

● 새해 NSC서 9·19 합의 복원 본격 논의

정부 고위 관계자는 12일 “지난주에 여러 가지 협의가 있었다”면서 “대북 선제적 조치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최근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전면 복원이냐, 일부 단계적 복원이냐는 선택지를 두고 8일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졌다는 것. 대선 후보 시절부터 9·19 합의 복원을 공약했던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남북 간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합의의 선제적, 단계적 복원 방침을 재확인했다.

2018년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된 9·19 합의의 핵심은 남북 간 모든 적대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2023년 11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대응해 9·19 합의 중 비행금지구역(1조 3항) 조항을 부분 효력 정지했고, 북한은 이에 9·19 합의 파기를 선언했다.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를 이유로 정부는 2024년 6월 9·19 합의를 전부 효력 정지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이재명 정부는 전임 정부가 9·19 합의 효력 정지 결정과 맞물려 재개했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중지했지만 9·19 합의는 효력 정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1조 2항과 관련한, 군사분계선(MDL) 5km 이내 지상과 공중에서의 포 사격·실탄 사격 및 실기동 훈련이나 서북도서 해상 포 사격 등은 북측에 통보 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무인기의 경우 MDL로부터 동부 15km, 서부 10km 등 기존 9·19 합의에 묶여 있던 비행금지구역(1조 3항) 효력이 정지된 상태인 만큼 MDL 인근 대북 정찰 감시 활동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군 당국은 지상·해상·공중 일대 각종 군사훈련 중지를 담은 1조 2항을 먼저 복원하더라도 전방 정찰 중단을 담은 MDL 일대 비행금지구역 복원(1조 3항)은 추후 시점을 보고 단계적 복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방 일대 대북 정찰 감시 역량이 비행금지구역 복원으로 크게 약화할 수 있다는 취지다. NSC에서도 비행금지구역 복원 여부가 주요하게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 北 무인기 사건 9·19 합의 복원 변수 떠올라

다만 8일 NSC 논의 이후 북한이 10일 무인기 영공 침투 주장에 나선 것이 관계부처들 간 9·19 합의 복원 논의에 변수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접경 지역에서 우발적인 남북 군사적 충돌이나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비행금지구역을 포함한 9·19 합의 전면 복원에 속도를 내자는 입장과 현 남북 긴장 국면을 지켜보며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청와대는 무인기 침투 사건에 대한 자체 정부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조사 후 북한 반응 등을 종합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정부가 전격적으로 9·19 합의 복원을 결정할 경우 전임 정부의 효력 정지 절차를 준용해 NSC 상임위원회, 국무회의 의결 등 역순의 절차를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7월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역순으로 새 정부 국무회의가 9·19 합의를 복원한다는 의결로 우리가 선조치할 수 있다”면서 “(선조치 후) 대화 국면이 조성되면 남북이 함께 이것을 재확인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9·19 남북 군사합의#대북 유화책#이재명 대통령#무인기 침투#대북 확성기 방송#남북 군사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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