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124일만에 재구속…‘무인기 의혹’ 등 말맞추기 차단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0일 02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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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에 손 넣은 채… 법원 나서는 尹 9일 오후 9시 5분경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한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나오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법원에서 약 6시간 43분 동안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고 대기 장소인 서울구치소로 이동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올 3월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석방됐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4일 만에 재수감됐다. 12·3 비상계엄 선포 사건을 수사 중인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지난달 12일 출범한 지 28일 만에 윤 전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했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0일 오전 2시 7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남 부장판사는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 사유를 설명했다. 영장심사를 마친 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결과를 기다리던 윤 전 대통령은 그대로 구속 수감됐다.

오후 2시 22분경 본격적으로 시작된 심문은 오후 9시 5분경까지 약 6시간 43분 동안 진행됐다. 올 1월 19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1차 구속영장 실질심사 심문 시간(4시간 50분)을 훌쩍 넘어설 만큼 양측이 치열하게 맞섰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의 신분으로 헌법에 따른 절차를 위반해 혐의가 중대하다고 강조했다. 불구속 상태로 조사하면 다른 피의자의 진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아 도주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평양에 무인기를 보내 북측의 도발을 유도했다는 외환 혐의 수사를 위해서도 구속이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이 정치적 목적으로 잘못된 수사를 했으며, 현직 대통령 신분이 아니므로 다른 피의자들의 진술에 영향을 줄 우려가 없다고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도 발언권을 얻어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의 비화폰 삭제를 지시한 적이 없다’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위원들의 심의 권한 행사를 방해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는 등 20분가량 직접 변론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내란 특검이 윤 전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이번 구속영장 청구서에 포함되지 않은 ‘외환 혐의’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내란 특검은 최장 20일간의 구속 수사를 통해 혐의를 보강한 뒤 윤 전 대통령을 구속 기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란 특검#구속영장#재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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