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조사영상 녹화 거부…“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끼쳐”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6일 10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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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특검에 역대 대통령 부인 최초로 공개출석
10시 11분 도착, 티타임 없이 10시 23분 조사 시작
공천개입 등 16개 의혹…건강 문제로 심야조사 미지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 첫 조사를 받기 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자신의 여러 의혹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국민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여사는 역대 대통령 부인 중 사상 처음으로 수사기관 포토라인에 섰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10시 11분경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있는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뒤 건물 2층에 마련된 포토라인 앞에 서서 “수사를 잘 받고 나오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에게 더 할 말은 없나’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다”고 답했다. 이어 ‘명품 목걸이와 명품백은 왜 받은 건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미리 알고 있었나’ 등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대기실로 이동했다.

당초 특검은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9시 30분경 자택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남문으로 나와 특검 사무실로 출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건강 악화를 이유로 휠체어를 타고 출석하는 상황도 대비했지만, 김 여사는 이날 차량에서 내린 뒤 직접 걸어서 특검 사무실로 들어갔다. 검은색 정장 차림에 검은색 가방을 든 김 여사는 이동하는 내내 고개를 푹 숙인 모습이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 첫 조사를 받기 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특검은 그간 전직 대통령 등 조사 시 예우 차원에서 관행적으로 진행해 왔던 티타임 없이 오전 10시 23분경 대면조사를 시작했다. 특검은 100페이지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는 영상녹화 없이 진행되고 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영상녹화 조사를 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자신을 둘러싼 16개 의혹에 대한 입장을 직접 설명할 계획이다.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연루된 공천개입 의혹 등을 먼저 추궁할 것으로 전해졌다.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샤넬백과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건네받고 통일교 현안 청탁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조사 대상이다. 특검은 해당 의혹 관련자들을 압수수색한 뒤 잇달아 불러 조사해 왔다.

수사 종료 시점은 김 여사 측의 동의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권보호수사준칙에 따르면 오후 9시 이후 심야 조사는 본인이 동의해야 진행할 수 있다.

김 여사 측은 지난달 제출한 의견서에서 ‘한 번에 장시간 조사받을 건강 상태가 아니다’는 이유로 특검에 혐의별로 조사 날짜를 나누거나 오후 6시 전 조사 종료 등을 요구했다. 다만
상황에 따라 심야 조사에 응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특검은 김 여사에게 적용된 혐의가 워낙 방대해 추가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한편 김 여사는 대통령 부인 중 처음으로 수사기관에 공개적으로 출석해 조사받게 됐다. 2004년 대선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출석해 조사받았던 전두환 전 대통령 배우자 이순자 여사와 2009년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해 부산지검에서 조사받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 배우자 권양숙 여사는 언론 보도를 통해 조사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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