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김경수-김부겸 포용을” 李 “그렇게 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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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4개월만에 평산마을 방문
김경수 “총선때 당떠난 분께 사과를”
친명계 “선거는 결과가 증명하는것”

30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문 전 대통령에게 설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당내 통합과 포용을 당부했고, 이 대표도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 대표에게 “이 대표와 가깝지 않은 사람들도 포용하고 가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친문(친문재인) 등 비명(비이재명)계에서 이 대표 ‘일극 체제’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당내 통합과 포용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만에 만난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이날 약 1시간 반 동안 회동했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0.7%포인트 차이로 진 만큼, 남아 있는 사람들을 포용하고 가야 한다”고 했고, 이 대표도 “그렇게 하겠다”고 공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당내 통합을 위해 당이 해야 할 노력 중 하나로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를 거론하며 “민주당에서 지역 균형 발전이나 지역 정책에 대한 목소리가 과거보다 줄어든 것 아니냐”고 했다고도 한다. 부울경 메가시티는 친문계 적자로 꼽히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추진했던 사업이다. 한 참석자는 “문 전 대통령이 경남의 김 전 지사와 대구·경북의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언급하며 ‘현장을 잘 아는 그분들의 이야기를 통합적으로 잘 듣고 포용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의 시급성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통령은 “(민생회복지원금이나 지역화폐 등) 민주당표 추경만 고집하지 말고 추경을 성사시켜서 서민과 자영업자를 챙기고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이 대표는 “민주당의 (추경)안을 고집할 생각 없다. (문 전 대통령의 제안과) 뜻이 같다”며 정부와의 협의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지사는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의 만남을 하루 앞두고 지난해 총선 과정에서 비명계 인사들이 대거 공천에서 탈락한 것을 지적하며 친명(친이재명)계에 사과를 요구했다. 김 전 지사는 29일 낸 입장문에서 “2022년 대선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와 총선 과정에서 치욕스러워하며 당에서 멀어지거나 떠나신 분들이 많다”며 “진심으로 사과하고, 기꺼이 돌아오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친명계는 즉각 반발했다. 친명계 좌장 5선 정성호 의원은 “선거는 결과가 증명하는 것”이라며 김 전 지사를 향해 “혹시나 있을지 모를 조기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게 하는 데 본인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강성 친명인 양문석 의원도 “불쑥 당권 싸움 하듯이 당 대표를 저격하면서 평지풍파를 일으켜서 무슨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 하느냐”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이재명 대표#문재인 전 대통령#친문#비명계#친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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