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드론이 포착한 북한군 추정 군인의 모습. 사진은 젤렌스키 대통령 X(옛 트위터) 영상 갈무리. 뉴스1
북한 내부에서 러시아 파병 소식이 전해지자 징병 대상자들이 자해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당국이 군입대 대상자의 입대 조건을 변경했다”며 “이제는 양손 손가락의 일부만 있어도 무조건 입대해야 한다는 새로운 규정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전에는 방아쇠를 당길 오른손 검지가 없으면 입대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그러나 검지를 절단해 군 입대를 기피하는 현상이 늘면서 당국은 양손 검지가 없어도 면제가 안 되도록 바꿨다.
징병 대상자가 양손 검지를 자르는 현상은 군대에 있으면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특히 군 내에서 러시아 파병설이 퍼지자 양손 검지를 절단하는 현상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오는 4월부터 군사동원부의 지시에 따라 초모(군대 지망하는 사람을 모집함)가 시작되는데 입대 대상자들 속에서 의문의 사고를 빗댄 절단 사고가 많다”며 “이런 현상에 대해 당국은 손가락 한 개만 있어도 입대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했다.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요즘 러시아 파병 소식에 주민들의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자식을 많이 낳지 않는 요즘 외아들이 러시아에 파병될까 떨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벌써 올해 4월 시작되는 군사동원부의 입대 신청 통지서가 초모 대상자들에게 전해졌다”며 “입대 나이에 이른 자식을 둔 부모들은 군입대 기피 방법을 모색하고, 당국은 이를 차단하는 조치에 나섰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북한) 군대가 러시아 전장에서 무참히 죽어간다는 소식에 대부분 입대를 거부하는 실정”이라며 “살인적인 10년 복무도 끔찍한데 총포탄이 쏟아지는 남의 나라 전쟁에 우리(북한) 군대를 보낸다는 소식에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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