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권한대행과 28분간 첫 통화
韓대행 “한미 윈윈하는 방안 찾자”
CNN인터뷰선 “美에 맞서지 않을것”
트럼프, 中엔 50% 추가 관세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뉴시스
트럼프 “한국과 관세-방위비 분담금 등 논의… 훌륭한 딜 가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통화에서 “상호 관세와 한국에 제공하는 대규모 군사보호 비용 지불(방위비 분담금)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 권한대행과 28분간 통화 후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한국의 엄청난 (대미 무역) 흑자, 관세, 조선업,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의 대규모 구매,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합작 투자, 그리고 한국에 제공하는 우리의 대규모 군사보호에 대한 지불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 양국 모두에 훌륭한 거래(deal)를 할 수 있는 조건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협상을 대문자로 ‘원스톱쇼핑(ONE STOP SHOPPING)’이라고 표현하며 “아름답고 효율적인 절차”라고 했다. 상호관세를 낮추려면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높이고 에너지 구입과 조선업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내 첫 임기 중 처음으로 방위비 분담금을 지불하기 시작했고, 이는 수십억 달러에 달한다”며 방위비 재협상을 요구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재임 당시 1조 원 수준이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약 5배인 50억 달러로 증액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지금 당장엔 한국과 일본 등 동맹과 (협상을) 우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양측은 상호 윈윈(win-win) 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무역균형을 포함한 경제협력 분야에서 건설적인 협의를 계속해 나가자”고 말했다.
한미 정상급 통화가 이뤄진 것은 지난해 11월 7일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었던 트럼프 대통령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전화 통화 이후 152일 만이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미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중국, 일본과 협력해 미국에 맞설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 길을 택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중국이 미국에 부과하기로 한 34% 보복 관세(10일 발효 예정)를 8일까지 철회하지 않으면 중국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경우 미국의 중국에 대한 관세율은 104%에 이를 전망이다.
트럼프, 관세 청구서… “방위비-조선업-LNG 등 원스톱 쇼핑”
[트럼프 관세 폭풍] 2기 취임 후 韓대행과 첫 통화 “韓협상팀 美 향해… 상황 긍정적” 알래스카 가스관 투자도 압박 백악관 “트럼프, 관세 협상서… 韓日 같은 동맹 우선하라 지시”
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내 화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 보인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할 것이라는 허위 정보가 퍼져 오전 한때 뉴욕 증시가 잠시 급등했다. 백악관이 곧 사실무근이라고 정정하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뉴욕=AP 뉴시스“‘원스톱 쇼핑(ONE STOP SHOPPING)’은 아름답고 효율적인 절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전화통화를 가진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말했다. 상호 관세를 협상 지렛대(leverage)로 조선업 협력과 에너지 구매는 물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까지 함께 논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상호관세가 9일 발효되는 가운데 관세 인하 협상에 나섰던 정부가 방위비 재협상 가능성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셈이다. 여기에 액화천연가스(LNG) 구매와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공동 프로젝트 등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참여를 압박해 온 사안들까지 직접 언급하면서 트럼프 2기 한국에 대한 청구서가 본격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한미 정상 간 첫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국가별 상호관세 조치 행정명령이 발효되기 약 17시간 전 이뤄졌다. 정부는 이날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을 미국에 급파해 관세 협상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한국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최고위 협상팀이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고 상황은 좋아 보인다”며 “한미 양국 모두에 훌륭한 거래(deal)를 할 수 있는 조건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부과 발표 이후 미국 주식시장 급락 등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미국에 협상을 제안해 왔다는 점을 부각한 것.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를 가진 뒤에도 “일본은 최고위 협상단을 미국에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8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합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리 동맹과 교역 파트너들을 우선하라는 점을 매우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대화 여부와 시기는 대통령이 정하겠지만 지금 당장에는 한국과 일본 등 우리 동맹과 교역 파트너들을 우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 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급 통화에서 관세는 물론 방위비 분담금 등을 언급하면서 정부는 새로운 부담을 안게 됐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 통화 후 “한국은 내 첫 임기 중 처음으로 방위비 분담금을 지불하기 시작했고, 이는 수십억 달러에 달한다”며 “졸린(sleepy) 조 바이든(전 대통령)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이 합의를 폐기했다”고 했다. 그는 대선 후보 시절 한국을 ‘머니 머신(money machine·현금지급기)’이라고 표현하며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한국은 (방위비로) 연간 100억 달러(약 14조 원)를 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 재협상뿐만 아니라 한국에 미국산 에너지 구입과 대선 핵심 공약이었던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 건설 참여를 요구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4일(현지 시간) 첫 미 의회 연설에서도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 건설에 한국과 일본 등이 수조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 권한대행은 통화에서 백악관이 권한대행 체제하의 한국 정부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표명한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한 권한대행은 보도자료에서 “미국 신정부하에서도 한미 동맹관계가 더욱 확대·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며 “조선, LNG 및 무역균형 등 3대 분야에서 미측과 한 차원 높은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고 총리실은 밝혔다. 또 한미 양국은 북한 비핵화 대응 등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