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강화·인적쇄신 주장에 친한·구주류 모두 반발
소통 없는 일방적 혁신안에 불만…송언석 “원내외 의견 들어야”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5.7.13/뉴스1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인적 쇄신을 비롯해 혁신안을 꺼내 들었지만, 당내 구주류 및 친한계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표류하고 있다. 전임 인요한·최재형 혁신위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안철수 혁신위 좌초 이후 들어선 윤희숙 혁신위에 대한 당내 기대감은 컸다. 지난 4월 당 정강·정책 방송 연설에서 “권력에 줄 서는 정치가 결국 계엄과 같은 처참한 결과를 낳았다”며 당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낸 만큼 안철수 혁신위보다 더 혁신적인 혁신안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흐르기도 했다.
윤 위원장 취임 후 혁신위는 △대통령 부부 전횡에 대한 책임 당헌·당규 명시(1차 혁신안) △최고위원 폐지 및 당 대표 중심 ‘중앙 당무위’ 체제 전환(2차 혁신안) △탄핵에 대한 바다를 건너지 못하도록 막은 분들의 사과·반성(기자회견)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윤 위원장의 이런 발언에 구주류를 중심으로 한 당내 반응은 싸늘했다.
대선 당시 비대위원장을 지낸 권영세 의원은 14일 KBS라디오 전격 시사에 출연해 “지금 당장은 모든 사람이 힘을 합쳐 여당의 독주를 막는 데 더 노력하도록 독려하는 게 오히려 맞지 않겠나”며 “107명이 똘똘 뭉쳐서 해도 부족할 판에 여기 떼고 저기 떼고 뭘 하겠다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장동혁 의원은 혁신위가 내부 총질만한다고, 나경원의원도 민주당의 폭정에 맞선 당권과 국민의 헌신을 헛되지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혁신안이 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탄핵 찬성파인 친한계의 지지가 필요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으로 혁신위의 동력은 더욱 떨어지고 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 ‘주말 뉴스쇼’에 출연해 “인적 청산이나 사람들에 대한 문제는 싹 접어두고 어마어마해 보이는 개혁안을 내면 개혁이 될까”라며 “뭐가 달라질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전임 혁신위원장인 안철수 의원은 2호 혁신안에 대해 “당원의 최고위원 선택권을 빼앗아 대표에게 헌납하는 건 당내 민주주의에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윤희숙 혁신안이 당 내부의 반발에 직면하는 것은 ‘빌드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김용태 전 혁신위원장의 5대 혁신안과 마찬가지로 당과 소통 없이 갑작스러운 발표에 반발 심리가 커졌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역대 혁신위를 보면 이렇게 하루 이틀 만에 혁신안이 나오지 않았다”며 “시간이 없어도 절차는 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당내 반발 목소리가 커지면서 혁신안을 당 비대위가 수용할지도 미지수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떤 사람을 내치는 것이 혁신의 최종적인 목표가 아니다”라며 혁신안에 대한 최종 결정은 원내·원외 의견을 수렴해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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