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7월까지 ‘한은 마통’서 114조 빌려 ‘역대 최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12일 07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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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정부가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재정 충당을 위해 한국은행에서 114조 원의 돈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안정적인 재정 운용이 악화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한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7월 한 달 동안 한은에서 25조3000억 원을 빌렸다.

올해 들어 누적 대출은 113조9000억 원으로 종전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105조1000억 원)보다 8.4%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2020년에 90조5000억 원, 세수 펑크가 발생했던 20203년에도 올해보다 적은 100조8000억 원의 한은 차입이 발생했다.

올해 정부는 1월 5조7000억 원을 시작으로 2월 1조5000억 원, 3월 40조5000억 원, 4월 23조 원, 6월 17조9000억 원을 한은에서 끌어다 썼다.

다만, 7월 중 43조 원을 상환해 7월 말 기준 한은 대출 잔액은 2000억 원 수준이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 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가 발생해 재정 부족이 발생하면 한은에서 일시적으로 돈을 빌려 재정을 충당하는 제도다. 개인이 금융기관을 통해 돈을 빌리고 갚는 ‘마이너스 통장’ 같은 개념이다.

한은 차입 잔액이 2000억 원 수준에 머물지만, 지금까지 대출받은 규모가 작지 않은 것은 그만큼 안정적인 재정 운용이 약화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재정은 세입을 기반으로 운용돼야 하는데, 쓰는 돈보다 들어오는 돈이 적어 불가피하게 한은에서 돈을 빌린 것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가 확장 재정 기조를 추진하기로 한 만큼 재정의 일시적인 부족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달 10일 무디스 연례협의단과 만나 “한국 재정 상황은 재정 비용과 부채 부담이 주요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아직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과감한 재정 투입을 통해 생산성 높은 투자 효과를 창출해 성장을 뒷받침하고 경제 성장이 다시 부채비율을 낮추는 선순환 구조를 목표로 재정을 운용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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