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쓸 돈 없어, 씨앗 빌려서라도 뿌려야”…국채 발행 시사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13일 12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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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재정 취약…씨앗 없어 밭 묵히려니 답답
무조건 빌리지말라하면 농사 못짓어” 적극재정 의지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나라재정 절약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5.08.13
이재명 대통령이 재정 간담회에서 “지금 한 됫박 빌려다가 씨 뿌려서 가을에 한 가마 수확할 수 있으면 당연히 빌려다가 씨를 뿌려야 되는 것 아니냐”며 국채 발행 등 재정 확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13일 대통령실이 주최한 ‘나라재정 절약 간담회’ 모두 발언에서 “옆집에서 씨앗을 빌려 오려 하니 ‘왜 빌려오느냐, 있는 살림으로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재정 확장에 대한 일부 비판론을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재정을 농사에 비유하며 ”봄에 뿌릴 씨앗이 없어 밭을 묵힐 생각을 하니 답답하다“며 ”무조건 빌리지 말라고 하거나 있는 돈으로 살라고 하면 결국 농사를 못 짓게 된다“고 강조했다. 재정 확장에도 일종의 ‘타이밍’이 있다는 맥락으로 풀이된다. 파종기인 봄에 씨를 뿌리지 못하면 한 해 농사를 망치듯, 재정 확장이 필요한 시기에는 정책도 그에 맞춰 추진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나라재정 절약 간담회’에서 참석자 소개에 박수를 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5.08.13
이 대통령은 ”지금 우리 시대의 과제는 성장을 회복하고, 또 민생을 회복시키는 것“이라며 ”농사로 따지면 봄에 씨 뿌릴 씨앗이 필요한데, 국가 재정이 그 역할을 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국가 재정이 너무 취약해져서 씨 뿌릴 씨앗조차도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위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재정이 해 줘야 되는데, 조세 세입도 줄어들고 경제 성장도 악화되면서 조세 세입도 매우 줄어서 국가 재정 여력이 매우 취약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 참석한 부처 관계자들에게 지출 구조조정 방안에 대한 의견을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지출을 조정해 가용 자원을 확보해야 하고 비효율적인 예산 지출 역시 효율적 지출로 전환해야 한다“며 ”좋은 의견을 내주면 예산 편성 과정에서 잘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한정된 재원에 대한 답답한 심경도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저도 국가 살림을 하다 보니까 해야 될 일은 많은데 쓸 돈은 없고, 참 고민이 많다“며 ”함께 고민해 보면 좋겠다“고 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차 추경 편성으로 올해 국가채무는 1300조6000억 원으로 늘었다. 1년 사이 125조4000억 원이 불었다.

국민세금으로 갚아야 할 적자성 채무는 923조5000억 원에 이른다. 적자성 채무는 대응 자산이 없는 국고채 등으로 구성돼 조세 등 일반재원으로 상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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